검찰, 조국 사모펀드 의혹 핵심 기업 ‘익성’ 등 압수수색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9.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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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 관련 세 번째 동시다발 압수수색…회장 및 주변 업체 관련자 등 대상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9월20일 충북 음성에 있는 익성 본사와 이아무개 회장, 이아무개 부사장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이 9월3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9월3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익성의 자회사인 2차전지 음극재업체 아이에프엠(IFM)의 김아무개 전 대표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김씨는 익성에서 2차전지 관련 연구원으로 일하다 IFM을 설립했다. 또한 조 장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사모펀드 수사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IFM에는 조 장관 가족의 자금이 흘러 들어가기도 했다. 조 장관 가족이 14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금을 넣었다. 코링크는 여기에 10억원을 더해 총 24억원가량을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는데, 웰스씨앤티는 이 중 13억원을 IFM에 재투자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인 자동차 흡음재 제조기업 익성은 조 장관 5촌 조카 조아무개(36)씨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이다. 코링크가 '익성 맞춤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여겨질 정도다. 조국 장관의 5촌 조카가 실소유주로 지목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이하 코링크)는 애초 익성을 코스닥시장에 상장 시켜 차익을 실현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에 따라 검찰의 사모펀드 수사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 2월 설립된 코링크는 첫 사모펀드로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만들고 4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1월엔 익성 3대 주주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레드코어밸류업 투자자금 40억원은 물론 코링크의 설립자금도 익성에서 온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익성 자금이 코링크를 거쳐 다시 익성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상장을 준비하던 익성이 사모펀드에 투자받는 형식을 취하고, 2차전지 사업이라는 '호재'를 붙여 기업가치를 높이려 했고, 이를 위해 코링크를 세웠다는 것이다. 

코링크는 코스닥 상장 기업 포스링크의 경영권 장악을 통해 익성의 우회상장을 시도했으나 상장 구조 등에 문제가 있어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링크는 '배터리펀드'를 새로 조성해 코스닥에 상장된 영어교육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을 인수한 후 2차전지 사업을 벌여왔다. 이 역시 기존 WFM을 '껍데기'처럼 만든 다음 2차전지 제조업체로 우회상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와 함께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과 처남이 사모펀드 운용사 자금을 횡령한 공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조 장관 부인 정교수는 WFM에서 영어교육 사업 관련 자문료로 매월 200만원씩 총 1400만원을 받았다.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씨가 WFM에서 횡령한 자금 10억원이 정 교수 측에 흘러 들어간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수사 중이기도 하다. 

웰스씨앤티의 경우 익성에 대한 납품을 늘리면서 궁극적으로는 합병을 추진하고, 익성이 상장되면 상장 차익을 공유하는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웰스씨앤티 최아무개 대표 측의 설명이다. 

익성을 중심으로 WFM, IFM, 사모펀드에 투자한 조국 장관 가족의 이해관계가 얽힌 모양새다. 검찰은 익성과 WFM, IFM 관련자들을 두루 소환 조사한 뒤 추가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 딸 조아무개(28)씨의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도 압수수색했다. 조씨는 차의과대학 의전원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차의과대학 의전원 지원 당시 제출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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