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또 출렁…임상연기에 주저앉은 헬릭스미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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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4일 주가 30% 폭락…시총 7000여억원 증발
‘신라젠 사태’ 이후 한 달 여 만에

코스닥 상위권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가 하루아침에 주저앉았다. 당초 이번 주로 예상됐던 신약의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시험 오류로 미뤄지면서다. 

헬릭스미스 유전자치료제의 효능을 설명한 그림 ⓒ 헬릭스미스 홈페이지
헬릭스미스 유전자치료제의 효능을 설명한 그림 ⓒ 헬릭스미스 홈페이지

헬릭스미스는 9월24일 오전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12만원으로 전일 종가(17만1400원) 대비 30% 폭락했다. 동시에 시가총액만 7675억원이 증발하면서 코스닥 5위로 떨어졌다. 헬릭스미스는 올초 시가총액 4조원을 훌쩍 넘기며 코스닥 2위까지 올랐던 기업이었다. 

전날 밤 헬릭스미스는 “임상 3상 일부 환자에서 위약과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공시했다. 임상 대상은 회사가 그동안 개발해온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다. 이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낫게 할 신약으로 주목받아왔다. 

헬릭스미스는 올 7월까지 500명의 미국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엔젠시스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9월 23~27일에는 임상3상 톱라인(Topline·임상의 주요 결과)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 엔젠시스와 위약의 혼용 가능성이 발견돼 약 효능을 제대로 판별할 수 없게 됐다. 

헬릭스미스는 “별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12월로 예상된 임상 3상 종료 미팅에서 이를 FDA(미국 식품의약국)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엔젠시스의 안정성과 관련해서는 “중대한 이상반응이 없었다”며 “안전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021년 말에서 2022년 1분기 사이에 모든 임상을 끝내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엔젠시스 허가 시기가 원래 예고했던 2020년 하반기보다 2년 가량 늦어진다는 걸 뜻한다.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상황만으로는 실패로 귀결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헬릭스미스뿐만 아니라 업종 내 다른 종목도 투자심리 악화로 일부 주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헬릭스미스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이연제약은 이날 10% 가까운 주가하락을 겪었다. 에이치엘비(-2.32%), 에이비엘바이오(-1.89%), 강스템바이오텍(-1.37%) 등 바이오기업도 약세를 보였다. 8월 초 임상3상 중단으로 촉발된 ‘신라젠 사태’ 이후 한 달 여 만에 바이오업계가 또 헬릭스미스로 요동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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