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를 부르는 7가지 습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2 08: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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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보다 채소·과일·물이 변비에 특효

화장실에 들락날락하는 장 트러블도 괴롭지만 변비도 고통스럽긴 매한가지다. 일주일에 3회 이상(하루 3회 이내) 배변이 정상이다. 그러나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일주일에 2번 이하라면 변비로 본다. 배변을 못 하는 것뿐만 아니라 힘을 주는 일이 많거나 변이 딱딱하거나 잔변감이 있는 경우도 변비에 속한다.

많게는 인구의 20%가 경험할 정도로 변비는 흔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이 변비에 취약하다. 대개는 특정 질환이 없는데도 변비가 생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변비가 생긴 사람은 다음 7가지 생활습관 중 적어도 한 가지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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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신체활동이 부족하면 장도 움직이지 않는다. 소화 기능이나 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사고나 질병으로 오래 누워 지내는 사람에게 변비가 잘 생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신체활동을 하는 것은 변비 예방에 필수다. 특히 노인은 신체활동만으로도 변비 증상이 크게 호전된다. 복부 마사지는 장을 자극하는 행동이므로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2 채소·과일을 먹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적다고 모두 변비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커진다. 식이섬유는 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를 크게 만들어 배변 횟수와 대변의 양을 늘린다. 배변량은 식이섬유 섭취량과 비례한다. 채식을 적게 하고 가공식품이나 고기를 많이 먹으면 섬유질 부족으로 배변량이 적어진다. 육식을 즐기는 서양인과 채식을 주로 하는 원주민의 배변량은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50년대 한국인은 지금보다 배변량이 3배 많았다고 전해진다. 변비에 좋은 식이섬유는 고구마, 부추, 시금치, 프룬, 딸기, 사과와 같은 과일이나 채소에 많다.

3 물을 마시지 않는다.

물을 적게 마신다고 반드시 변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년 이후 남성은 전립선 때문에, 여성은 요실금 우려로 물을 적게 마시는 경우가 있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더라도 물을 적게 마시면 수분이 부족해 오히려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만큼 물도 많이 마시는 게 변비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섭취한 물이 장을 자극해 장운동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4 변의(便意)를 참는다.

변이 마려운데도 참으면 장이 덜 움직인다. 또 그만큼 수분도 줄어들어 변이 단단해져 변비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나중에 힘을 주면 배변은 할 수 있다. 그러나 힘을 주는 행동은 치질 등 다른 질환을 초래한다. 변의를 느낄 때 화장실에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변비 예방법이다.

5 규칙적인 배변에 너무 집착한다.

습관처럼 아침 식전에 화장실에 가는 사람은 변비와 거리가 멀다. 되도록 하루 중 배변 시간이 규칙적인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너무 규칙적인 배변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심해져 장운동에 좋지 않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려고 애쓰기보다는 일주일에 3번 이상 배변 활동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6 약을 과용한다.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약부터 찾는 사람은 변비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일부 감기약, 항경련제, 항우울제, 위장약, 심장약 등은 그 자체로도 변비를 일으킨다. 약을 꼭 복용해야 한다면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해 변비를 유발하지 않는 약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7 변비약을 남용한다.

변비약을 수시로 먹는데도 변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변비약은 수분을 유지하고 변을 무르게 한다. 또 대장을 자극하는 변비약도 있다. 급할 때 이런 변비약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배변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버릇처럼 변비약을 사용하면 신경계 장애가 생긴다. 정순섭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외과 교수는 “나중엔 장운동이 매우 약해지거나(이완성 변비) 약을 써도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변비약 사용은 의사와 상담한 후 횟수를 정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특정 질환 없이 변비 생기면 의사 찾아야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치질 등 다른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말라는 게 전문의들의 권고다. 배변이 어렵다면 변기에 앉은 발밑에 15cm가량의 받침대를 받치는 방법도 써볼 만하다. 고관절이 더 구부러지면서 대장이 변을 보기 쉬운 모양새가 된다.

강희철 교수는 “변비라면 약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편리하다. 마그네슘과 식이섬유 섭취가 도움이 된다. 변비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거나 주 4일 이상 변을 보지 못할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좌약이다. 다른 변비약은 장을 자극하므로 배가 아프지만 좌약은 그렇지 않다. 과거엔 좌약을 자주 사용하면 습관화된다고 했지만 주 2회 이하로만 사용하면 괜찮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변비인지 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국제적인 진단법인 ‘로마 기준’을 살펴보면 된다. 6가지 증상 가운데 2가지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묽은 변을 보지 못하면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정순섭 교수는 “변비가 있긴 한데 이따금 설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변비가 아니라 과민성장증후군에 속한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7가지 습관뿐만 아니라 염증이나 암과 같은 특정 질환으로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 없이 배변 습관이 바뀌었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특히 체중 감소, 혈변, 빈혈, 발열 등의 증상이 잦은 사람,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 질환의 과거력·가족력이 있는 사람, 50세 이상인 사람, 기타 기질적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은 한번쯤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요구르트는 변비 해소에 효과 있을까?

요구르트를 먹고 변비에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있다. 유산균 때문이라고 믿지만 사실 유산균은 변비와 큰 연관성이 없다. 오히려 요구르트에 있는 미량의 유당이 대장을 약간 자극했을 수 있다. 유당에 의한 배변은 설사에 가까우므로 쾌변과는 느낌이 다르다. 그 외 특정 음료로 변비를 해결했다고도 하는데 대개 특정 성분 때문이 아니라 부족한 수분을 공급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특정 음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보충하는 게 변비 해결에 도움이 된다.

나도 변비일까?

□ 과도한 힘주기가 배변 시 적어도 25%(배변 4번 중 1번) 이상인 경우

□ 덩어리지거나 딱딱한 변이 배변 시 적어도 25% 이상인 경우

□ 잔변감이 배변 시 적어도 25% 이상인 경우

□ 항문이 막힌 듯한 느낌(폐쇄감)이 배변 시 적어도 25% 이상인 경우

□ 원활한 배변을 위해 부가적인 처치(수지 배변 유도나 복부 압박 등)가 배변 시 적어도 25% 이상인 경우

□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인 경우

*이 가운데 2가지 증상이 3개월 이상이면서 묽은 변을 보지 않는 경우는 변비. 단 이따금 설사하는 경우는 과민성장증후군.

자료: 대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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