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커피 얼음 깨물다 통증 느끼면 ‘치아 균열’ 가능성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30 17: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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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치료 불가능…질기고 단단한 음식 피해야

흔히 이가 아프면 충치를 떠올린다. 그러나 충치가 아니어도 치통이 생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치아 균열이다. 치아 균열이란 치아에 금이 간 것을 말한다. 오랜 세월 씹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치아에 피로가 누적된 결과다. 그래서 중년 이후 어금니에 치아 균열이 잘 생긴다. 유리에 금이 가면 되돌릴 수 없듯이 한번 금이 생긴 치아는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치아에 실금이 생기면 처음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점차 금이 자라면서 통증이 생긴다. 평소엔 멀쩡하다가도 음식을 씹을 때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하고 날카로운 치통이 수 초 동안 짧게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단, 음식이나 찬물을 마실 때 한쪽 치아만 특히 시리다. 심해지면 치아끼리 닿기만 해도 아프다.

임은미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치아에 금이 간 초기에 환자는 찬 음식을 먹을 때나 음식을 씹을 때 짧게 통증을 느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극이 없어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반대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까지 금이 간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기에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치료를 미루면 나중에 이를 빼야 할 지경에 이른다. 치아 균열이 심해 어금니를 뽑기라도 하면 음식을 씹을 때 큰 지장을 받는다. 작은 실금 하나 때문에 이를 빼고 임플란트 치료까지 받게 되는 셈이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실금 사이로 균이 침투해 충치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상 증상이 생기면 즉시 치과를 찾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치아 균열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껴 치과를 찾는다. 나머지 3명은 뒤늦게 치과를 찾아 치료 시기를 놓친다.

ⓒ 시사저널 이종현
ⓒ 시사저널 이종현

짧고 찌릿한 치통이라면 치과 찾아야

치아에 생긴 실금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치과의사의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치아 균열을 확인할 수 있다. 치과를 방문하면 염색약, 광선 투과, 방사선 촬영, 저작 검사(고무나 솜을 물어보는 검사) 등으로 치아의 금을 찾는다. 서덕규 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염색약과 광선 진단은 발생한 금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때 사용한다. 치아 균열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한 검사 방법이다. 방사선 촬영과 저작 검사는 육안 구분과 관계없이 치아 균열일 때 기본으로 하는 검사다. 방사선 촬영은 치조골(치아를 지지하는 뼈) 파괴 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고 저작 검사는 환자의 증상을 재현해 통증 부위를 알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검사로 금이 어떤 부위에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확인하는 이유는 치료가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치아 균열의 형태는 매우 다양해 치아 표면에 금이 간 정도부터 치아 뿌리가 깨진 경우까지 있다. 또 금이 뿌리까지 진행하지는 않았더라도 치아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이어진 형태도 있다.

실금이 잇몸 아래로 이어지면 치료 불가능

치아 법랑질(치아 표면의 흰 부분)에만 실금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런 경우엔 별다른 처치 없이 정기적으로 관찰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있거나 불편감이 심하면 치료가 필요하다. 임은미 교수는 “보통 금이 간 치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통증이나 불편감이 심하면 수복치료(치아 기능이나 상태를 회복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아 균열로 진단되면 대개 금이나 세라믹으로 치아를 덮어씌우는 치료(크라운 치료)를 받는다. 치아 균열이 어느 정도 진행돼 신경을 자극할 정도라면 신경 치료도 필요하다. 서덕규 교수는 “금의 깊이가 얕으면 균열을 메우거나 붙이는 시도를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은 균열을 제거한 후 메우거나 붙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남아 있는 치아가 거의 없어 크라운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 일부만 제거한 후 붙이는 치료를 해도 나중에 그 부위에 균열이 또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머리 부위에 생긴 실금은 점차 아래쪽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이가 두 조각으로 완전히 쪼개지기도 한다(치아 분할). 금 때문에 치아가 갈라지거나 뿌리까지 손상된 정도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 치아에 실금이 생겨 치조골까지 파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천차만별이다.

치아 균열을 일찍 발견해 치료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너무 늦게 발견해 금이 치아 아랫부분까지 진행하면 치료조차 힘들기 때문에 이를 빼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서덕규 교수는 “치료 가능 여부의 기준은 금이 치경부(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를 넘었는지에 달렸다. 치경부를 넘지 않았다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잇몸 아래까지 이어졌다면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발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아에 무리하게 힘주는 행동 고쳐야

치료 효과는 금이 발생한 부위, 진행 정도, 기간 등에 따라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는 있지만 환자 개인 교합의 특성, 선호하는 음식, 씹는 습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치료를 받아도 치아 균열은 언제든 또 생길 수 있다. 치아에 무리한 힘을 주는 행동을 고쳐야 하는 이유다. 예컨대 얼음을 깨물어 먹거나 볼펜을 깨무는 습관은 치아 균열을 조장하는 나쁜 버릇이다. 김치, 오도독뼈, 오징어 등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치아 균열을 일으키는 행동이다. 병뚜껑을 이로 따는 행동도 마찬가지다.

치아 균열은 오랜 세월 씹는 동작으로 생긴 것이므로 근본적인 예방법은 마땅치 않다. 다만 음식을 씹을 때 한쪽 치아만 이용하지 않고 양쪽 치아를 고르게 사용해 한 곳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는 것을 줄여야 한다.

뜨거운 음식을 먹은 후 바로 찬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치아 균열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치아의 부피가 늘었다 줄면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갈거나 깨무는 습관이 있다면 치과를 방문해 보호장치(스플린트 등)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임은미 교수는 “금이 간 치아를 치료해 통증이 사라졌어도 치아에 존재하는 금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치료 후에는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즐기는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치아 균열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 음식을 씹을 때 찌릿하고 날카롭게 아프다.

■ 통증이 수 초간 짧게 나타난다.

■ 찬 음식을 먹을 때 한쪽만 특별히 시리다.

치아 균열을 예방하려면?

■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 섭취를 줄인다.

■ 이를 악무는 습관을 고친다.

■ 한쪽으로 씹는 습관을 버린다.

■ 뜨거운 음식을 먹고 바로 찬 음식을 먹지 않는다.

■ 신체 접촉이 심한 운동을 할 땐 마우스 가드를 착용한다.

■ 수면 중 이를 갈면 치과에서 제작한 보호장치(스플린트)를 사용한다.

■ 증상이 생기면 바로 치과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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