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살펴보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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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소가 장점막을 공격하는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이란?

백혈구에서 방출된 활성산소가 장점막을 공격해서 궤양이 발생하는 만성 염증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주를 이룬다. 드물게 베체트 장염이 발견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요인, 장내 미생물총 변화 등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이란? 

직장과 대장에 얕은 궤양이 발생하는 염증이다. 병변의 위치에 따라 4가지로 분류된다. 궤양성 직장염은 직장에 발병하며 좌약 (또는 관장액)으로 치료한다. 좌측 대장염은 하행결장, 에스결장, 직장에 생기며 경구약과 좌약으로 치료한다. 진단 12년 후부터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2년마다 대장내시경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전대장염은 맹장부터 직장까지 모든 부분에서 생긴다. 경구약과 좌약으로 치료하며 진단 8년 후부터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2년마다 대장내시경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우측(구역성) 대장염은 맹장과 상행결장에 드물게 발생하며 일부는 직장을 침범한다. 

-크론병이란? 

소장과 대장에 깊은 궤양이 발생하는 염증이다. 입부터 항문까지 침범할 수 있어서 항문 병변(열창, 치루, 농양, 누공 등)이 동반된다. 병변 위치에 따라 소장형, 소장과 대장형, 대장형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다시 병변의 모양에 따라 누공형, 협착형, 염증형으로 나뉜다. 

임준선 시사저널 기자
ⓒ시사저널 임준선

-한국인의 유병률은? 

과거에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백인의 질환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간 동양인 환자가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환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궤양성 대장염 3.1명, 크론병 1.3명까지 증가해서 미국인 유병률의 4분의 1에 이른다. 

-대표적인 증상은? 

궤양성 대장염은 혈성 설사, 복통, 점액변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10~30대나 60~80대가 많다. 크론병의 경우 복통, 항문 증상, 저체중, 빈혈로 내원한다. 10~20대에 진단받는 환자가 많다. 장외 증상으로 관절염, 눈의 염증, 피부병, 요로결석, 구강 병변이 동반된다. 

-진단 방법은? 

대장내시경 조직검사소견으로 진단한다. 혈액검사, 대변 캍프로텍틴검사, 복부컴퓨터촬영이 도움이 된다. 소장형 크론병의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촬영, 소장조영술, 소장 내시경, 캡슐 내시경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단 협착이 있는 크론병 환자는 캡슐이 협착 부위에 걸려 빠지지 않으므로 캡슐 내시경검사를 피해야 한다. 

-치료 방법은? 

증상이나 내시경 이상소견이 있는 '활동성기'와 염증이 호전된 '관해기'가 반복되므로 여러 약제를 함께 투여하는 경우가 흔하다. 약제로 재발을 막지 못하거나 누공이 있는 크론병의 경우에는 항TNF-α항체를 추가한다. 단 잠복 결핵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결핵 치료를 먼저 한 뒤 항TNF-α항체를 투여한다.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경계가 불명확한 이형성증(선종)이나 선암이 발견되거나 심각한 합병증(천공, 독성거대결장, 심한 협착, 막히지 않는 누공)이 있으면 수술해서 장을 절제한다. 협착은 수술 대신 내시경적 확장술로 해결할 수도 있다.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은? 

궤양성 대장염보다 크론병이 음식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영양흡수가 불량한 소장형 크론병의 경우 영양요법으로 성분 영양제를 권한다. 협착이 있을 경우엔 부드럽고 싱거운 음식을 소량씩 여러 번 나눠서 먹는다. 식사량이 적다면 영양보충 음료나 무기질, 단백질, 비타민을 별도로 섭취한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도 활동성기에는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 질긴 야채, 딱딱한 과일, 견과류, 향신료, 맵거나 짠 음식, 아주 차거나 뜨거운 음식, 카페인, 탄산음료, 고지방 유제품은 멀리한다. 복부 팽만감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가스를 많이 생성하는 음식인 포드맵(FODMAP) 식품을 피한다. 야채, 과일, 유제품, 콩, 밀, 당류가 포드맵 식품에 속한다. 

-술과 담배를 끊어야 하나? 

음주 후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크론병 환자는 흡연 시 약물효과가 감소하여 활동성기가 길어지고 면역조절제 치료 기간이 길어지므로 금연한다.

-백신주사는 안전한가? 

면역조절제 복용 시에는 생백신인 홍역, 볼거리, 풍진, 수두, 대상포진 백신은 절대로 맞으면 안 된다. 생백신을 맞으려면 면역조절제를 중단하고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한편 면역조절제 복용 시에도 사백신에 해당하는 간염백신,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독감 주사는 맞아도 무방하다.


※ 도움말=이선영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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