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희 “재정 투입해 일자리 만드는 것은 옳은 일”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1 10: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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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목희 일자리委 부위원장 “대내외 여건 쉽지 않아…정부가 선제적으로 위기 점검해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제1 목표는 단연 ‘일자리’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에도 “정부는 국정 제1 목표를 일자리로 삼고 지난 2년 동안 줄기차게 노력해 왔다. 최고의 민생이 일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 가겠다는 의지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일자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이 업무지시 1호로 설치한 기구로, 각 부처의 일자리 관련 대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이 부위원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면서 “지금은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옳은 일’”이라며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일자리 상황 악화에 대응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자 정상적인 정부의 기능”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올바른 방향’을, 이 부위원장은 ‘옳은 일’을 말했다. “좋다”와 “옳다”의 차이는 크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진단을 하면서도, 지금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옳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재정을 부어 만든 일회성 일자리’ ‘복지성 일자리’ 등에 대한 분명한 반박이기도 하다. 이 부위원장에게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 시사저널 최준필
ⓒ 시사저널 최준필

현재 고용지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지난해 9만7000명에 머물렀던 월 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들어 1월을 제외하면 꾸준히 20만 명 수준의 증가폭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자 수는 신산업·신기술 분야(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와 보건·복지 분야(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가 견인하고 있다. 민간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울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매달 50만 명 이상 증가하고 상용직 취업자 수는 매월 30만~40만 명씩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즉 고용 상황은 양적·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개선 중이다. 이제 당분간 지표상으로 심각한 상황은 없다고 본다.”

어려운 분야는 없나.

“30~40대 고용 부진과 제조업 취업자 감소 등은 문제다. 제조업 고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사실 산업구조 변화 추세로 보면 제조업에서 의미 있게 일자리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게 3040 일자리라 최대한 방어를 해야 한다. 서비스산업과 신산업의 환경을 개선해 일자리를 늘릴 것이다. 이 문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지표가 반짝 좋아졌다고 안심할 때는 아니다.

“고용지표가 개선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솔직히 작년에 나빴던 기저효과가 있다. 그리고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간 노력했던 민간 일자리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지금 일자리가 늘고 있는 쪽은 공공 일자리보다는 민간 일자리 쪽이다.”

대내외적으로 한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데 지금 같은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까.

“현재의 신규 일자리 창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부터 이어져온 조선·자동차 부문에서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지속 추진 중인 신산업 육성 및 제조업 르네상스 등 정책적 노력이 더해진다면 당초 전망(신규 일자리 15만 명)을 무난히 초과 달성(20만 명)할 것으로 예측한다.”

불안 요인은 없나.

“내년을 상·하반기로 나누면 상반기까지는 괜찮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내외 여건이 아주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하강, 일본의 수출규제 등 외부 변수와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조정 등이 겹쳐지면 내년 2분기 이후부터는 고용지표가 지금보다 나빠질 가능성은 있다. 작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올해 같은 고용 증가세가 나타나긴 힘들 수 있다. 20만 명대로 증가하다가 10만 명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 지금부터 정부가 범정부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당장이라도 ‘구조조정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위기에 사전 대응하고 리스크 요인들을 점검해야 한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재정을 부어 일회성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재정을 퍼부은 것도 없지만, 정부가 재정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걸 왜 비난하는지 되묻고 싶다. 이건 정부의 책무다. 누가 이렇게 말하면 저는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게 싫은가’라고 말이다. 선진국은 공공서비스 양이 풍부하고 질이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은 21.3%다. 한국은 9%에도 못 미친다. 독일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의 임직원이 20만 명이다. 우리는 2만 명이다. 독일은 1인당 400명을 담당하는데 우리는 1인당 2500명을 맡는다. 선진국가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안전 분야,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돌봄·보육·요양·복지 분야 등에서 늘어나는 국민의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재정을 무한정 쏟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솔직해져보자. 지금 정부가 산업정책을 쓴다 한들 연세가 60~70대이신 분들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드리기 어렵다.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할 때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옳은 일이다. 다만 이것을 알아 달라. 지금 의미 있게 일자리가 늘고 있는 쪽은 공공 일자리가 아니라 민간 일자리다. 일자리위원회도 주요 민간 일자리 대책에 대한 이행 점검 및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아픈 부분이다. 2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가계소득이 전체적으로 3.8%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배 측면에서는 1분위(하위소득 20%) 소득은 정체되고 5분위 소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는 무직·고령가구의 비중이 높고, 전체 소득에서 이전·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가구주의 평균 연령이 63세가 넘는다. 70세가 넘는 가구주도 전체의 40%나 된다. 사실 이 대목은 정부가 재정으로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기초연금 인상, 노인 일자리사업 확대, 실업급여 인상,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근로장려세제(EITC) 등 사회안전망 사업을 차질 없이 집행해야 한다. 지금처럼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야만적인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광주형·구미형 등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 추진 현황은.

“광주형 일자리 타결 이후 밀양, 구미, 강원 등에서 협약식을 개최하는 등 지역별로 다양한 상생형 모델이 발굴·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노사 상생형 컨설팅 지원사업을 통해 군산, 경주, 포항, 전남 등 10여 개 이상이 진행 중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지만, 대략 올해 내로 두 곳 정도는 추가로 가시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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