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그룹 2세 경영능력 다시 도마에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2 10: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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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혁 부회장, 외식사업 등 실패로 과거부터 구설수

대명그룹 유력 후계자의 자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준혁 부회장은 미국 미네소타대학을 졸업하고 2007년 대명레저산업(현 대명호텔앤리조트) 신사업본부장을 맡으며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하지만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하면서 경영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그동안 적지 않았다.

떡볶이 체인점 ‘베거백’이 대표적이다. 서 부회장은 2009년 외식사업부를 출범시켰다. 이후 대명코퍼레이션을 통해 강남과 목동 등에 잇달아 베거백 매장을 오픈했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매출이 신통치 않아 사업을 접어야 했다.

서준혁 대명그룹 부회장 ⓒ 뉴시스
서준혁 대명그룹 부회장 ⓒ 뉴시스

외식사업 실패 꼬리표처럼 따라다녀

서 부회장은 2013년 대명코퍼레이션이 운영하던 외식사업부와 항공투어몰 사업부를 자신이 최대주주인 대명스테이션에 매각했다. 이후 치킨과 어묵탕 등을 주 메뉴로 하는 ‘스토리런즈’와 고깃집 ‘미스터탄둘’을 오픈했지만 매출 부진은 여전했다. 결국 서 부회장은 2014년 외식사업부를 매각하고 신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후부터 외식사업 실패는 꼬리표처럼 서 부회장을 따라다녔다.

서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대명코퍼레이션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명코퍼레이션은 대명그룹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다. 2012년 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 업체인 기안코퍼레이션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이 과정에서 뒷말이 적지 않았다. 업종 특성상 MRO 구매대행 업체는 내부거래가 많다. 통상적으로 승계나 오너 2·3세 일감 몰아주기 차원에서 회사를 설립하는 만큼, 혜택은 오너가에 돌아가는 게 대부분이다.

기안코퍼레이션 역시 서 부회장이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30%도 서 부회장의 누나인 경선씨와 여동생 지영씨가 보유하고 있었다. 대명코퍼레이션이 2012년 기안코퍼레이션을 흡수 합병하면서 기존 주주였던 서 부회장 남매는 몇 년 만에 수십 배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오너 일가가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이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전까지 12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대명코퍼레이션도 기안코퍼레이션 인수 이후 당기순손실이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외식사업과 항공여행, 심지어 영화관 사업에까지 잇달아 진출했다가 실패하면서 회사 경쟁력이 크게 악화됐고, 2015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명코퍼레이션은 2015년과 2018년 종속기업을 잇달아 흡수 합병했지만 경영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명코퍼레이션은 2143억원의 매출과 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72억원에서 -45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됐다. 서 부회장이 그동안 대명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로 신사업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역시 경영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명그룹 측은 “당기순손실은 영업과 무관한 손실이다. 샤인빌리조트 인수로 인한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일회성 비용이 장부상에 반영된 것”이라며 “대명코퍼레이션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른 2013년 이후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던 것은 2015년 단 한 차례뿐이다”고 해명했다.

 

대명그룹 “흑자경영 불구 사회적 책임 차원서 철수”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 진행했던 외식 사업은 흑자경영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대두되면서 중견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을 생각해 철수를 결정했다. 경영의 어려움으로 외식 사업을 철수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지난해 10월 서준혁 부회장이 대명그룹 부회장으로 임명된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대명호텔앤리조트가 글로벌 체인 호텔과 리조트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신사업으로 펫팸족 1000만 시대로 맞아 펫 호텔을 만드는 등 반려동물과 관련한 토털 서비스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강원도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 자리에서 서 부회장이 한 말이다. 서 부회장이 재계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2세 경영자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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