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역사 왜곡’ 내세워 유명세 키우는 新친일파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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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류석춘 등 망언 끊이지 않는 학계부터
1천만 원대 월수입 얻는 친일 유튜버들까지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혐한·친일 성향을 지닌 인물과 콘텐츠들은 더욱 쏟아지는 모양새다. 유튜브는 물론, 정치권·교육 현장 등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위안부 성노예설을 부정한 책 《반일종족주의》를 낸 이영훈 서울대학교 교수와 수업 중 ‘위안부는 매춘’이란 발언을 해 학생들로부터 파면 요구를 받고 있는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가 대표적이다. 유튜브엔 일본 극우 정치인과 비슷한 주장을 내세우는 다양한 연령대의 한국인 유튜버 수십여 명이 끊임없이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 ⓒ사진=연합뉴스

옹호 여론 힘입어 더욱 활개치는 新친일파들

이러한 현상이 날로 커지는 원인은 한 마디로 ‘잘 팔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출간한 이영훈 교수의 책 《반일종족주의》는 교보문고 등 주요 서점에서 2달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 있다. 역사적 사실관계가 잘못됐다는 학계·언론의 지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부 보수진영에선 이 교수의 책을 구매하는 열풍이 불기도 했다. 류석춘 교수 역시 문제의 발언으로 해당 강의가 폐강되고 경찰 수사를 받게 됐지만, 보수진영에선 남다른 존재감을 올리고 있다. 그를 옹호하는 보수성향단체의 성명이 발표되는가 하면, 연세대 내에서도 그의 파면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류 교수는 최근까지 자신의 교양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로 넘어가면 ‘혐한·친일’ 정서가 날로 거세지는 이유가 더 뚜렷하게 보인다. 위안부를 부정하고 일본의 식민사관과 맞아떨어지는 주장을 하는 유튜버들 가운데 구독자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구독자 수로 계산했을 때 최소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어로 방송을 진행한다. 이들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며 방송 중 한국 여권 등으로 한국인임을 인증한 후 문제의 발언들을 이어간다. 이들의 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WWUK TV 이름의 유튜버 캡처
WWUK TV 이름의 유튜버 캡처

친일 유튜브 수십만 조회 수 기록…별다른 제재 방법 없어

대표적인 사례로 'WWUK TV'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한국인 남성 유튜버를 들 수 있다. 구독자 27만명 이상을 보유한 해당 계정엔 위안부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은 물론, ‘조선인은 DNA부터가 글러먹었다’, ‘강제징용공은 모집에 의한 노동이다’ 등 발언들이 담긴 영상이 지난 몇 달간 지속적으로 게시됐다. 한 영상당 2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 KO TV 역시 독도,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에 관해 친일적인 주장을 펼치며 계정 개설 한 달여 만에 구독자 3만7000명 이상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이 문제의 계정과 영상들의 삭제를 요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이들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 글을 올리고 있지만,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일부 보수진영에선 이들의 주장을 퍼나르며 적극 옹호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도 현재 문제가 극심한 일부 동영상만 삭제할 뿐 이들의 발언을 막을 별다른 제재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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