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이래 최대 촛불…‘조국 정국’ 변곡점 되나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9.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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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과잉수사 검찰·정쟁 야당에 경종, 개혁 민심 확인”
한국 “文대통령 홍위병 앞세운 체제 쿠데타” 의미·규모 평가절하
9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사법 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9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사법 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 관계자 등 참가자들이 '조국(법무부 장관) 수호'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국정농단 이후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9월28일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뒤 조국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키고자 하는 정부와 여당은 이 기세를 이어가려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촛불집회 의미를 평가절하하며 반향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9월30일 조 장관을 겨냥한 검찰 수사와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촛불집회를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홍위병을 앞세운 체제 쿠데타"라면서 "적폐 청산의 적임자로 내세운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 정권의 적폐를 들춰내자 마치 소금 맞은 미꾸라지처럼 발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범죄와 비리가 있다면 명명백백하게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는 법제도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으로 사법체제 전복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분노에 가득 찬 검찰 증오를 드러냈고, 극력 지지층에 대한 총동원령을 내려 가장 타락한 민중 정치로 가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검찰을 나쁜 세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어떤 거짓말과 왜곡도 개의치 않고 이젠 홍위병 정치로 나섰다. 모택동과 나치의 수법에 기대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9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 관계자 등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9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 관계자 등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촛불집회를 조 장관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압력으로 규정하고 여권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 장관의 압수수색 검사 통화 논란(9월26일) 다음 날 문 대통령이 검찰을 정면 비판하고, 이어 지지 세력을 중심으로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사실상 여론이 조작되고 있다는 게 보수 야당의 판단이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집회로 조 장관 수사에 대한 반발과 검찰 개혁 열망이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검찰과 야당을 동시에 압박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지난 주말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민이 모여서 검찰 개혁을 외쳤다. 과잉 수사를 일삼는 검찰, 이를 정쟁의 소재로 삼는 야당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면서 "검찰 개혁이 더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사명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집회 규모와 관련,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9월29일 "어제 200만 국민이 검찰청 앞에 모여 검찰 개혁을 외쳤다"며 "검찰은 이제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국민의 염원을 담아 검찰개혁·사법 개혁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주말에 서초동에 10만 개의 촛불이 켜진다"고 했던 지난 9월26일 발언을 상기하며 "제 말이 많이 부족했다. 아마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국민들의 마음속에 켜진 촛불까지 합치면 2000만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검찰 개혁이란 국민의 뜻은 훨씬 더 단호하고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여당 측에서 추산한 집회 규모에 대해 보수 야권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촛불 문화제 장소가 지역구(서초을)인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의 시위대 인원 추산 방법인 '페르미 기법'을 이용하면 '조국 지지 시위' 참가 인원은 많아야 5만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시위대 점령 지대인 '누에다리~서초역'까지 길이 560m에 도로 폭 40m를 곱하면 총 2만2400㎡가 된다"며 "3.3㎡(1평)당 앉은 사람이 5명 혹은 선 사람이 9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추산 인원은 3만3000명에서 5만 명 수준"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집회에 200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대전 인구 150만 명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으로서 판타지 소설급으로 뻥튀기하고 선동한다"면서 "이때 되면 광우병 선동을 주도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반정부 폭력 시위로 도심을 마비시켰던 세력이 어김없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촛불집회에 대해 공식 코멘트를 내지 않고 있지 않지만,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검찰 수사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면서 그간 청와대에도 위기감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한국당은 사태의 핵심이 '조국 의혹'에서 '검찰 개혁'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10월3일 집회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개천절을 맞아 광화문에서 범보수 진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진짜 민심'을 보여주겠다고 한국당은 예고했다. '조국(법무부 장관)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도 10월5일 한 번 더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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