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City Forum] 성공적인 ‘도시재생’ 위한 조건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9.30 11: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저널 ‘GOOD CITY FORUM 2019’ 개최…‘도시재생’ 주제로 열띤 토론
로버트 파우저 前서울대 교수·하승창 前청와대 사회혁신수석, 강연 시작

'좋은 도시'란 과연 어떤 도시일까. 도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대한민국 '도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9월30일 시사저널은 서울 포시즌호텔 그랜드볼룸에서 'Urban Innovation(도시 혁신)'이라는 주제로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을 개최했다. 전국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깊게 들여다보고 바람직한 도시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한 이번 포럼은 국토교통부·국토연구원·HUG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후원하고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오전 9시40분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도시재생 어제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본격적인 오전 1부 세션을 시작했다. 1부 세션에선 '한국 도시 재생의 조건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독립학자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가 기조강연을 진행한 데 이어,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비서관 출신의 하승창 연세대학교 경영대 객원교수가 '도시재생과 사회혁신의 키워드는?‘이라는 물음을 안고 무대에 올랐다. 

시사저널이 주최한 'GOOD CITY FORUM 2019'가 9월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독립학자 로버트 파우저 독립학자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이 주최한 'GOOD CITY FORUM 2019'가 9월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독립학자 로버트 파우저 독립학자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재개발과 역사적 공간의 조화 논의해야"

“도시재생을 논할 때마다 ’그럼 오랜 지역은 없어져야 할 죽은 공간인가‘하는 고민에 늘 부딪힙니다”. 첫 순서로 연단에 선 독립학자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오랜 기간 국내 도시 전문가로 활동해오며 부딪힌 생생한 고민들을 나누며 강연을 진행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일본 교토대 조교수 등을 역임한 그는 십수 개 도시에서 생활하며 각 도시를 탐구 대상으로 삼고 깊이 있게 연구해 온 인물이다.

로버트 교수는 1930년대부터 60여 년간 급격한 산업화로 도시를 꾸려온 한국 도시재생의 여러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헀다. 그는 “산업화로 인해 악화된 주거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세우는 등 신도시 개발 정책을 실행했다. 이로 인해 2000년대부터 재개발로 인한 주민들 사이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이후 재개발과 역사적 공간의 조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도시재생 문제점으로 주거 형태가 대부분 아파트이기 때문에 도시재생에 어려움이 크고 아파트가 아닌 주거 형태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주민을 ’쫓아내는‘ 형식의 철거 재개발이 많이 이뤄져 재개발을 둘러싼 찬반이 팽팽한 상황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재개발하냐 안 하냐로 나뉘던 흑백논리에서 보존과 소규모 부분개발이 공존하는 ’그레이 스케일‘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도시재생 계획에 있어 기대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등 주거 환경 개선에 필요한 여러 기술이 발전해 있다는 점 또한 제시하며 한국의 도시재생에 대한 긍정적인 청사진을 그렸다.

시사저널 주최로 열린 '2019 GOOD CITY FORUM'에서 하승창 연세대 경영대 객원교수가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주최로 열린 '2019 GOOD CITY FORUM'에서 하승창 연세대 경영대 객원교수가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변화하는 도시상에 맞는 새 전략 필요"

두 번째 시간은 하승창 연세대 교수(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비서관)의 초청강연으로 진행됐다. 그는 독일 베를린에 머물며 얻은 도시재생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하 교수는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 과거 도시의 문제였던 것이 새로운 스토리가 되고, 도시의 역사가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하나의 도시를 재생하는 데 있어 십수 년간 일관된 방침과 철학을 유지하는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양조장, 빵집 등 버려진 옛 공간을 그래도 보존하며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독일 베를린의 예시를 들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만든 공간’의 미를 소개했다.

또한 하 교수는 “지금 우리의 도시 구성과 계획으로는 다가올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고 냉철히 진단했다. 단순한 성장이 아닌, 변화하는 도시상에 맞는 새로운 사회발전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역임할 때를 떠올리며 “서울의 1인 가구 전체 30% 이상이고 주된 세대는 노인과 청년인데, 이들에게 필요한 주거 형태는 이전에 마련된 도시 공간 계획과 맞지 않아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역사가 남은 기존 공간에 문화와 예술을 합쳐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시키는 것. 하 교수는 베를린이 이러한 시설들로 많은 세계인을 끌어들이듯, 우리 도시재생 가운데에도 결국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르면서 그는 우리의 도시재생이 주민 중심이 아닌 중앙정부 중심으로 이뤄지는 건 아닌지 현재 계획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