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City Forum] 침체된 우리 동네도 ‘핫’해질 수 있을까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9.30 19: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지역 살리려 안간힘 쓰는 기업·지자체·주민 사례 소개
연사들, 한 목소리로 “소통과 변화” 강조
김기영 SK E&S 소셜밸류본부장이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SK E&S의 '로컬라이즈(Local:Rise) 군산' 프로젝트 성공담을 전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김기영 SK E&S 소셜밸류본부장이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시사저널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SK E&S의 '로컬라이즈(Local:Rise) 군산' 프로젝트 성공담을 전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침체된 우리 지역.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시사저널이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은 도시재생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두루 조명했다. 그 중 마지막 3세션에서는 기업, 지방자치단체, 주민 등이 함께 열어가야 할 도시재생의 미래가 논의됐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기영 SK E&S 소셜밸류본부장은 SK E&S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향후 계획 등을 소개했다. SK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 SK E&S는 지난 3월부터 전북 군산에 소셜 벤처 기업들을 위한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 도시재생 사업에 나서고 있다. 처음부터 도시재생에 대한 원대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김 본부장은 "전라북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사업장을 둔 회사로서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고객·지역사회와의 상생안에 주목하게 됐다"고 전했다. 

도시재생 사업의 이름은 '로컬라이즈(Local:Rise) 군산'으로 명명했다. '지역화(localize)'와 '군산을 띄운다(rise)'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군산은 지방 도시의 문제점 대부분이 집약돼 있는 곳이다. 제조업 침체로 지역 경제가 위축됐고, 지난해 GM 공장 폐쇄로 인구 유출까지 가속화했다. 한편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도시의 활력을 되찾고자 안간힘을 쓰는 중이었다. 김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힘을 보태면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 E&S는 우선 군산의 대표적 구도심인 영화동에 소셜 벤처 청년 기업가들을 육성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오피스를 구축했다. 선발된 소셜 벤처는 군산에 최적화된 신규 사업 아이템을 찾을 '인큐베이팅' 과정 11개팀과 기존 사업 모델을 발전시켜 현지 확대 방안을 모색할 '액셀러레이팅' 과정 13개팀 등 총 24개팀 7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피스에 머물면서 군산에 특화된 관광 연계 사업과 지역 특산품 브랜딩, 군산시 홍보 콘텐츠 개발 등 모델을 발굴해 왔다. 김 본부장은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면서 더욱 새로운 각오로 이 일을 끝까지 성공시켜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면서 "펀딩이 활발히 일어나고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도 점점 늘어나 고무적"이라고 했다.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가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어떻게 로컬 DNA를 찾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가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어떻게 로컬 DNA를 찾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굿 시티 포럼에서 SK E&S에 이어 조명된 기업은 어반플레이다. 도시 콘텐츠 전문 기업 어반플레이는 지난 9월 6~8일 서울 연희·연남동에서 로컬 페스티벌 '연희걷다'를 열었다. 연희걷다는 주민과 소상공인, 크리에이터가 함께 만드는 지역 축제다. 지역의 개성을 담은 스토리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 예술축제를 표방한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이 행사는 매년 수천 명이 몰려 상황을 이뤘다. 

어반플레이는 지역 기반 소상공인, 이른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직접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지역 유휴 공간과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매칭하는 게 주요 업무다. 

그간 건설·시행사가 일방적으로 공급해온, 누적된 자본과 권력구조에 의해 문화적 획일화 경향을 나타냈던 도시는 최근 달라지고 있다.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는 디지털 혁신에 따라 도시 서비스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공간 점유에서 공유로 ▲부동산 소유에서 운영으로 ▲프랜차이즈에서 개인 브랜드로 ▲대도시에서 로컬로 옮겨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변화 속에서 일부 지역 소상공인들은 탄탄한 경쟁력과 확장성을 갖춘 로컬 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홍 대표는 "앞으로 도시는 연결과 공유의 형태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로컬 DNA'를 지닌 크리에이터들이 스타트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혁 광운대 교수가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도시재생에 있어 지역주민 사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이종혁 광운대 교수가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도시재생에 있어 지역주민 사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세 번째 연사인 이종혁 광운대 교수도 도시재생의 첫걸음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재생이란 합의된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평소 꿈꾸던 도시를 구현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경제·사회적 이익이라는 실질적 가치를 도출함으로써 정신·물질적 삶의 질의 균형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 교수는 국내외 '핫'한 지역들을 언급하며 "우리 동네도 그처럼 되려면 좋은 가게가 생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창의적인 공동체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차, 쓰레기 처리 등 당장 동네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것이 정책으로도 연결돼야 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역 브랜드는 결국 시민들이 소통과 변화를 통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기획단장이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설명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능동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기획단장이 9월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9 '굿 시티 포럼(GOOD CITY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설명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능동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기획단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동산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을 설명하면서 "도시재생 뉴딜은 단순한 주거 정비 사업이 아니라 쇠퇴한 도시를 재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도시 혁신 사업"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도시재생 뉴딜의 일환으로 도시재생 혁신지구·도시재생 인정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쇠퇴한 도시를 살려 일자리를 만드는 도시혁신은 결국 지역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김 단장은 강조했다. 김 단장은 "정부는 해당 사업들을 각 지자체에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에 맞는 법제도를 중앙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만큼 이제 그에 맞는 사업 계획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지자체가 적극 나서 지역 주민과 소통해 도시재생 혁신지구·도시재생 인정사업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