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의원, ‘文 기억력’ 지적하며 “건망증은 치매 증상”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4 17: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통령 인신공격” 비판 쏟아지자 “야당 입 막는 행위” 반발…與 “윤리위 제소할 것”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을 문제 삼으며 ‘치매’란 단어를 언급했다. 이에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이라며 반발이 일어났고, 국감이 잠시 파행되는 사태를 빚었다.

국회 보건복지위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10월4일 오후 계속된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대통령 건강 발언과 관련한 감사 파행에 대한 각당 간사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10월4일 오후 계속된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대통령 건강 발언과 관련한 감사 파행에 대한 각당 간사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의원은 10월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요즘 국민들은 가족의 치매 걱정과 동시에 문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기록관을 짓는다는 언론 보도에 ‘대통령이 불같이 화냈다’는 청와대 대변인 발표가 있었는데, 8월29일 대통령 본인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선 직접 관련 예산을 심의·의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대통령 기억력을 잘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여당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복지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수백조원 예산 심의 과정에서 32억원 들어간 기록관 건립에 대해 논의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대통령이 건망증 아니냐, 치매 유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은 조롱이자 노골적인 폄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 의원은 “신성한 국감장에서 일국의 대통령을 인신공격하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왜 소리를 지르나. 야당의 입을 막으려는 행위가 심히 못마땅하다”며 도리어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치매 환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도둑이 제 발 저리나”라고 쏘아붙였다. 한국당 간사인 김명연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평가는 상대 당 의원이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질의내용에 사사건건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여야는 30분간 고성을 주고받으며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25분 국감이 중단됐다. 민주당은 오후 1시40분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희 의원의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사퇴를 요구한다”라며 “국회윤리특별위원회에 김 의원을 제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국감은 이날 오후 2시 다시 시작됐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