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결렬…美 재개 의사에도 北 “역겨운 회담 원치않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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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된 뒤 北 “미국 아무것도 들고오지 않아”…美 “창조적 아이디어 가져갔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그 탓을 미국에 돌렸다. 당장 재협상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대화의 끈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도 “좋은 대화”였다고 평가하며 주최 측의 회담 재개 요청을 수락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10월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 연합뉴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10월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 연합뉴스

실무협상의 북한 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10월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결국 미국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협상은 결렬됐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대사는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대사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나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반응을 두고 미국은 “8시간 반 동안 나눈 대화의 내용과 그 참뜻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모건 오르타구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북한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발표했다. 이어 “70년 동안 이어져온 전쟁의 역사와 한반도의 적개심을 하루 만에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2주 안에 다시 북한과 회담하길 바란다’는 스웨덴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회담 재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0월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명길 대사는 귀국 전 환승을 위해 들른 모스크바 공항에서 “짧은 2주일 동안 어떻게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지 매우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한국 외교부는 10월6일 북·미 실무협상 결렬과 관련해 “당장 실질적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대응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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