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생’ 열 올리는 황교안…중도층 흡수 안간힘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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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민부론' 세일즈하며 “성장 없는 분배로 망국, 베네수엘라 급행열차 탔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했지만 기대엔 못 미치는 모습…안철수 등 제3지대 浮上도 변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시사저널 고성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시사저널 고성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에 관한 대응과 별도로 경제·민생 메시지 전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수·진보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중도층 잡기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10월8일 국회에서 '민부론'(民富論) 입법 세미나를 열어 "성장 없는 분배는 망국으로 가는 길로, 지금 우리는 베네수엘라처럼 그 길을 가고 있다. 그것도 급행열차를 탔다"고 주장했다. 

당의 경제 비전을 담은 민부론에 대해 황 대표는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기업의 해외투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났고, 거꾸로 외국자본의 국내투자는 폭락해 우리 경제가 난치를 넘어 불치병으로 가고 있지 않나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데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날에도 황 대표는 경기도 안성의 한 중소기업을 찾아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중병에 걸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정권이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민부론이 기업인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드리는 특효약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민부론 세일즈'에 매진하는 것은 '조국 반대' 등 정치 공세를 넘어 정책 비전 제시로 대여 투쟁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선 중도층의 지지가 필수다. 

10월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YTN 의뢰, 9월30일~10월2일, 10월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 장관 거취, 검찰 개혁 등 최근 정국 쟁점을 둘러싼 여야 진영간 대립 격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지만, 경제·민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함께 거론됐다. 

특히 중도층의 경우 긍정 평가(44.9%→39.7%)가 5.2%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53.6%→56.7%)는 3.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층이 대여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으로 대거 흡수되지는 않았다. 한국당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은 3.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대규모 광화문 집회' 등으로 고무됐던 한국당 입장에서 성에 차는 숫자는 아니다. 중도층이 진보·보수 정치권 어느 쪽에도 마음을 주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갑작스레 큰 주목을 받는 등 한국당과 황 대표는 중도층의 제3지대 흡수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인터넷 등에선 벤처기업가 출신인 안 전 의원이 2017년 국민의당 대선후보 시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경쟁 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옛날 사고방식으로 국정 운영을 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뒤처지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 위기를 '예언'한 발언이 널리 회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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