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라면 정부 대책 신경 쓰지 말고 올라타라”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7 10:00
  • 호수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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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 하락 분위기가 파다하던 2013년 대세 상승을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 그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엔 “집값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시장 흐름은 채 연구위원의 말처럼 흘러갔다. ‘집값 강세론자의 변심’이 들어맞은 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서 정부가 사이클 흐름을 바꿀 능력을 갖고 있음을 꿰뚫어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투자전략을 모색한 내용을 담은 책 《다시 부동산을 생각한다》를 내놓아 다시 한번 시장에서 회자됐다. 채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의 분석을 요약하면 이렇다. “무주택자는 정부 대책에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살기 좋은 곳에 집을 사라. 특히 청약을 적극 노려라. 1주택자는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이 여전히 막강하니 살던 집에 그냥 사는 게 현명하다. 일시적 2주택자는 더 고민 말고 세금 부담이 본격화되기 전에 한 채를 정리하라. 다주택자는 보유세 절세 방안을 모색하라.”

ⓒ 시사저널 고성준
ⓒ 시사저널 고성준

“3040 무주택자, 눈높이 조금 낮춰 매수하길”

채 연구위원은 왜 집값 하락을 예상하면서도 무주택자들에게 부동산 매수를 권할까. 그의 설명이다. “정부의 대책이 수시로, 너무 많이 나와 복잡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무주택자라면 정부의 규제 대책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언제가 부동산 가격의 꼭짓점일지, 하락 시점일지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장기 곡선에 몸을 싣는 것이 현명하다. 지난 수십 년간 부동산 가격은 우리 경제의 성장, 우상향한 장기 생산성 곡선과 맞물려 왔다.” 채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의 방향을 예상할 수는 있어도, 언제가 가장 싼지 그 타이밍을 잡는 것은 개인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30~40대 무주택자들에게 눈높이를 다소 낮춰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채 연구위원은 “최근 10년 내 지어진 서울 아파트는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이런 곳을 바라보면 내 집 마련은 차일피일 계속 늦어지게 된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현실적인 곳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버티기’에 돌입한 다주택자들은 연말 세금 청구서가 도착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이 얻은 가격 상승의 차익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거둬가기 때문에 그 효과가 본격 발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2~3인 가구용 부동산은 아파트가 확실히 헤게모니를 쥐고 있지만,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부동산이 현재는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 수가 전체의 30%에 육박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식사·운동·보건 등 커뮤니티 시설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단지형 오피스텔 등이 향후 인기를 끌 것이고 투자처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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