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에 켈리마저…’ LA다저스 역전패···류현진의 시즌도 끝났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0.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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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전시리즈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발목’···커쇼·켈리, 결정적 홈런 맞고 무너져

마운드 운용의 치명적인 실패였다. 믿고 내보냈던 클레이튼 커쇼가 홈런 두 방에 무너졌고, 시즌 내내 불안감을 안겼던 조 켈리가 연장전에서 결정적인 만루홈런을 맞고 대참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로써 2019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시리즈에서 제1선발로 낙점돼 등판을 기다렸던 류현진의 가을 야구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10월10일 오전(한국 시각), 류현진이 속한 LA다저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연장 10회초 하위 켄드릭에 역전 만루포를 얻어맞고 3-7로 패배했다.

역전패의 빌미는 클레이튼 커쇼가 제공했다. 다저스가 3-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에 연속타자 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7년 연속 NLDS에 나선 다저스는 2016년부터 이어지는 4년 연속 NLCS 진출을 노렸지만 워싱턴에 2승3패로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06승56패를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0.654) 팀에 등극한 다저스는 강력한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후보로 손꼽혔으나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첫 관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류현진이 9월22일 5회초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홈을 밟고 있다. ⓒLA다저스 SNS
류현진이 9월22일 5회초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홈을 밟고 있다. ⓒLA다저스 SNS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워싱턴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후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다저스를 잡으며 NLCS 무대를 밟게 됐다. '4전5기' 끝에 일궈낸 NLCS 진출이다. 워싱턴은 2012년과 2014년, 2016~17년 NLDS에 올랐지만 4번 모두 NLCS 진출에는 실패했었다. 워싱턴이 NLCS에 진출한 것은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이던 1981년 이후 38년 만이다. 

누구든 패배하면 가을 야구를 접어야 하는 ‘엘리미네이션 게임’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초반 기선을 제압한 것은 다저스였다. 

1회말 선두타자 자크 피더슨이 좌월 인정 2루타를 날렸다. 피더슨의 타구는 좌측 불펜 철조망 사이로 사라졌고, 처음에는 홈런 판정이 나왔다가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판명됐다. 아쉬움도 잠시였다. 후속타자 맥스 먼시는 상대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상대로 우중월 투런포를 작렬해 다저스에 2-0 리드를 선사했다.

다저스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더 올렸다.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는 호투를 이어갔다. 5회초 볼넷과 안타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스트라스버그와 트레아 터너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애덤 이튼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뷸러는 6회초 선두타자 앤서니 렌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소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하위 켄드릭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투아웃을 만든 뷸러는 라이언 짐머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아냈다. 

7회초 선두타자 커트 스즈키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뷸러는 2사 1루에서 터너에 볼넷을 헌납해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 카드를 꺼내들었다. 커쇼가 이튼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다저스의 커쇼 투입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다저스타디움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렌던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맞은 커쇼는 후안 소토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백투백 홈런을 허용해 동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그나마 커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마에다 겐타가 이후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흐름을 끊었다. 3-3의 팽팽한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고,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9회초 등판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친 조 켈리는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크게 흔들렸다. 이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렌던에게 좌월 인정 2루타를 얻어맞아 무사 2,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켈리는 소토를 거르고 켄드릭과의 승부를 택했다. 켄드릭은 켈리의 2구째 시속 97마일(약 156.1㎞)짜리 몸쪽 낮은 포심 패스트볼을 퍼올려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만루포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3-7로 뒤진 다저스는 10회말 한 타자도 출루하지 못한 채 그대로 워싱턴에게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가 NLCS에 진출할 경우 1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류현진(32)도 허망하게 시즌을 마쳤다. 지난 10월7일 워싱턴과의 NLDS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홈런) 2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도 불펜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등판을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워싱턴을 이길 경우 예약됐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결정전 첫 번째 경기 선발 출전의 꿈도 날아갔다.

류현진은 이제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시장에 나선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도 FA가 됐던 류현진은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다저스에 잔류했다. 이후 류현진이 다저스에 계속 남을지, 다른 팀으로 둥지를 옮길지, 그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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