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막말… 패스트트랙… 이준석과 신지예의 ‘불꽃 튀는 공방’
  • 한동희 PD·조문희 기자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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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 여상규 욕설 파문…정치권 막말 심해진 이유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2019년 10월8일

 

소종섭: 잊을만하면 한 번씩 도지는 게 정치권의 막말 논란입니다. 이번 국정감사도 예외가 아닌데 서울남부지검 국정감사, 법사위 국정감사죠? 여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본인도 해당이 되죠, 패스트트랙에 대해서 수사하면 안 된다고 얘기를 했고, 거기에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수사외압 아니냐고 거세게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여 위원장이 ‘웃기고 앉아있네. XX 같은 게'라고 하면서 막말 파문이 일었습니다. 국민들 입장에는 지금 먹고 살기도 힘들고, 광화문에서나 서초동에서나 몇백만이 모이는 와중에 또 국정감사에서도 막말이 나오니까 짜증나실 것 같아요. 오늘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 그리고 녹색당의 신지예 공동위원장 젊은 두 분이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한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준석 최고위원님, 정치권의 막말, 고성, 욕설, 이게 제 기억에는 저도 기자 생활 오래했지만, 최근 2~3년 사이에 과거보다도 훨씬 더 심해진 거  아닌가. 대화는 끊기고 오히려 이런 거는 더 많아진 거 아닌가.

이준석: 이제 카메라로 찍는 경우가 많으니까 많이 보도가 된 거지 과거에도 제가 2003년에 국회 인턴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때는 연령이나 선수로 인한 상하수직적 관계가 심했기 때문에 솔직히 선수 높거나 나이 많은 의원들이 초선이나 어린 사람들한테 대놓고 하대하고 욕설하고 이런 것은 제가 갓 스무 살 정도 됐을 때에 많이 봤거든요. 17대 초기에.

소종섭: 문화가 그만큼 바뀌었다는 얘기네요.

 

“조국 사태, 與野 막말 파문의 중심”

이준석: 바뀌어가고 있고 그래도 카메라를 의식하기는 한다는 것이고. 사실 어제 여상규 위원장이랑 김종민 의원, 뭐 표창원 의원 등 뭐 법사위는 지난번에 청문회 할 때도 봤지만, 최근에 많이 격해지고 있다고 봐야 될 거 같은데. 저는 이걸 격해지게 만든 사태의 중심에는 역시 조국 장관 사태가 있다고 봐요.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갔을 때 결국 나오는 반응들이 막말이거든요. 이건 국민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니까 사실 없어져야 하는 문화라고 봐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극한 대립을 없애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는 사실 그냥 조국 장관 사태를 빨리 끝내는 것이 있겠죠. 예전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 있어요. 두 사람이 싸울 때 처음에는 뭐 갖고 싸우다가 나중 가면 네 나이가 몇이야? 

소종섭: 뉘집 아들이야? 

이준석: 뉘집 아들이야? 하면 그때부터는 도대체 뭐를 갖고 싸우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온다. 그런데 지금 그 판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이 여야 극한대립을 끝내는 것 중의 하나는요, 적어도 대통령께서 인사에 대해서는 무리수가 많았음을 인정하시고 야당도 조국 장관 임명을 철회하는 순간부터 이 문제에 대해서 최대한 정쟁을 자제하겠다는 선언 정도 하면 될 거 같고. 검찰 개혁이나 검경수사권 조정 같은 것들은 패스트트랙에 의존하지 않고 다시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 거로 가자고 하면 저는 이 판, 이 사단 다 풀릴 거라고 봅니다. 

소종섭: 신 위원장은 정치권의 이런 막말.

“패스트트랙, 이미 올라간 것…원점 재검토? 어불성설”

신지예: 아니, 조국 사태와 이 막말, 특히 여상규 위원장이 이 말을 한 것은 별개로 봐야할 거 같고요. 조국 사태가 아무리 그렇게 심각하고 이것보다 더 파국이라고 할지라도 국회의원이 감사에서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습니다. 지금 패스트트랙 일 때문에 국회선진화법 어기고, 국회 안에서 폭력을 저지른 거는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되죠. 어떻게 수사하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모두 다 상실한, 망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당연히 지탄받아야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당 소환에도 불응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다 소환되어야죠. 그리고 국회 안에서 폭력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할 것입니다. 그러라고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어놓은 거예요. 그리고 패스트트랙이요? 패스트트랙 이미 올라갔습니다. 패스트트랙은 절차이고요, 법에 적법하게 명시된 내용들입니다. 그 조항들이 없어지면 이 갈등이 사라질 것이다? 저는 그거는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고요. 갈등은 갈등이고 법은 법입니다. 국회의원이라고 할지라도 법을 지켜야 하고 제도 안에서 움직여야 돼요. 그것들 밖으로 벗어났다면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안건은 자유한국당 중에 여기 연루되지 않은 사람들, 그다음에 바른미래당 각 정당의 의원들이 모여서 패스트트랙 안건에 대한 제대로 된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준석: 패스트트랙이라는 거는요, 원래 제도가 도입됐을 때가 17대, 18대 말인데 그때 도입됐던 이유가요. 쟁점 법안에 대해서 무한 루프를 방지하기 위한 거였어요. 자, 그래서 이번에 유치원법 같은 경우 그게 가동이 됐죠. 그런데 지금 선거법이나 아니면 국회법, 그러니까 결국 국회의 대표자를 뽑는 방식이나 아니면 국회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규칙을 정할 때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한다는 것은 그거야말로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 활용이다. 대통령 선거의 룰을 다수의 힘으로 강압적으로 정한다? 그게 뭡니까? 그게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죠. 여당이 정치적으로 더 민감했어야 한다고 보고요. 당연히 야당은 극렬히 반발할 수밖에 없죠.

자, 그러면 이게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꼴이 몇 번 나오는 것이, 원래 그 당시에 한나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던 이유는 뭐냐면요, 자기들이 다음 선거에서 소수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수당으로서 여러 강행처리를 막아내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거예요. 그런데 정작 19대 선거 까놓고 보니까 본인들이 153석 했죠? 자기들이 다시 다수당이 되니까 아, 이거 불편해 죽겠어 하면서 그 당시에 또 국회선진화법 없애자고 난리를 쳤죠. 이런 것처럼 누구든지 입법을 하면서 자신의 유불리를 따져서 입법하게 되면요, 나중에 꼭 결과가 자기한테 유리하게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 법안, 부메랑 돼 돌아올 것”

지금도 이렇게 그냥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법안들이요, 나중에 가서 분명히 민주당이 불편하게 여기고 자기들이 먼저 폐기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아요. 자, 당장 선거제만 놓고 보세요. 민주당은 정의당이랑 연합해서 상당한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만들었겠죠. 지역구는 민주당이 이긴다고 생각하고 비례의석으로 정의당이 최대한 많이 해가지고 자기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정국 돌아가는 거 보면요, 자기들이 조국 붙들고 있다가 정의당은 이미 예전에 당이 갖고 있던 프레시한 이미지 다 사라졌고요, 민주당은 지지율이 떨어져가고 있어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될 거예요. 민주당은 지역구 날리고 정의당은 비례 날리면요, 이거 자기들이 기획한 정반대로 가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연말돼서 투표 또 다르게 해요.

그러니까 본인의 유불리에 따라 입법 되는 것들은 이렇게 법의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사법개혁도 보세요. 지금 자기들이 영구집권할 거라고, 이해찬 대표는 무슨 20년 집권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공수처 같은 거 만들면 고위공직자들 감찰하기 좋고 반대파 잡기 좋으니까 하자 그러죠? 이제 정권 넘어가잖아요? 자기들 공수처 때문에 다 구속돼요. 이런 상황이 나오는 이유가 뭐냐면, 애초에 법안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다지기보다는 힘에 의한 다수논리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나라당이 그랬어요. 그러니까 저는 지금이라도 테이블에 앉아서 뭐가 옳은지를 국민들한테 설명해라. 그게 아니라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려고 하면 자기들이 나중에 오히려 식언할 겁니다.

“민의 왜곡하는 現선거법, 유불리 떠나 개혁해야”

신지예: 근데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제도는 국회선진화법이라고 하는 것이 도입되면서 법안 날치기를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예요. 그러니까 소수의 의견들을 조금 더 반영하기 위해서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별도의 제도를 따로 만들어놓은 거란 말이죠. 선거제도 개혁이나 혹은 검찰개혁 같은 안들이 국회에서 실제로 합의가 되지 못했습니다. 한국당이 계속해서 반대를 했기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당들이 모여서 패스트트랙에 안건을 올린 거예요. 그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현존하는 법에 대한 부정이십니다. 그거는 저는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선거법은 특별한, 특수한 법이 아닙니다. 무슨 선거법이 헌법인가요? 아니, 헌법 위에 선거법이 또 따로 구분되어 있나요? 선거법도 그냥 법이고요. 공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마치 선거법이 룰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이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선거제도는 유불리를 따지는 게 아닙니다. 선거제도는 한 정당을 위한 게 아니라요. 심지어 제가 선거제도개혁에 찬성합니다만 녹색당은 크게 득 보지는 못해요. 이것에 대해서 득을 보는 가장 큰 사람은 누구냐? 국민들이에요. 지금 선거 제도는 아무리 투표를 잘해도, 선거를 잘해도 이상한 사람들이 뽑히게 되어 있어요. 국민이 60%, 50%가 다른 사람들을 뽑아도 90%의 자리를 한 정당이 가져가는 게 가능한 선거제도란 말이죠. 그러니까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겁니다. 저는 민주당이 여기에 대해서 유불리를 따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민주당은 본인들이 지금 이 정권 훌륭하게 끝내놓고 과반을 계속해서 차지하는 게 훨씬 좋습니다. 민주당은 그냥 원포인트 파트너로 두고서 가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런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막을 수가 없고,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원하시는 바였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것에 대한 뜻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본인들의 표를 좀 잃어도, 의석을 조금 잃어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것을 택한 거라고 생각하고요. 바른미래당이 왜 반대하는지, 그러니까 바른미래당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이 최고께서 반대하시는 거겠지만, 이 최고께서 왜 반대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최고께서 오히려 유불리로 따지면 중대선거구제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가 본인에게 훨씬 더 좋으세요. 그리고 신당이 만들어져도 그것도 마찬가지고요. 그 유불리를 더 따지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됩니다. 

“민주당, 선거법 개정 통한 장기집권 의도 명확”

이준석: 그러니까 저는 유불리를 안 따지겠다는 생각이고요. 지금 이 제도에 대해서 선거법이 다른 법과 다르지 않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회제도 중에서 입시제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를 선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불합리함이 있으면 그게 고착화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입시제도만큼이나 선거제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건데.

자 이해찬 대표의 발언들을 봤을 때 선거 제도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기획했던 거는 딱 한 가지예요. 180석이나 200석을 넘겨가지고, 아까 말하셨죠, 헌법도 아닌데 왜 그러냐. 헌법을 바꿀 수 있는 선까지 의석을 극대화하려고 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서 헌법을 바꾸고, 아니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선까지 의석을 만들기 위한 기도였다면 당연히 그에 준하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 맞다,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고요. 

지금 시점에서 아까 말했던 유불리가 바뀌어가고 있어요. 이제 민주당의 말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 챙겨줄 필요가 없다, 이제. 정의당이 지금과 같이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정의당 챙겨줄 필요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앞으로 이 건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식언을 할 가능성이 높은 쪽은 민주당 쪽이 될 것이고, 바른미래당이 뭐 연동형 비례대표가 되면 유리한 점이 있느냐? 뭐 유리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거 유불리 안 따지자고 하는 게 지금 저희의 수장인 거죠.

소종섭: 자 오늘 정치권의 막말 논란에 대해서 얘기 나누다 보니까 선거법, 뭐 패스트트랙까지 범위가 확장이 됐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다른 것을 인정할 줄 아는 문화가 정치권에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상대에 대한 공격이나 막말들이 자꾸 나오지 않나 싶고요. 두 번째는 이 기준이 내가 힘을 가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불리하면 그건 안 해야 되는 거고 내가 유리하면 명분을 붙여서라도 해야 하는 거고, 이런 식의 문화가 막말을 불러일으키는 한 요인이 아닌가.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따라서 정치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최근 정치의 흐름을 보면 국민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데 정치권이 그걸 못 따라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신지예 녹색당 공동위원장 모시고 얘기 나눴습니다.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이준석: 네. 감사합니다. 

신지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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