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25주년] 지자체 방만한 재정운영 손볼 때가 됐다
  • 경기취재본부 윤현민·김종일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7 13:00
  • 호수 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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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현주소와 해법은…광역 단위 자치분권 전환 필요

올해로 25년째인 지방자치제가 좀처럼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기초단체들 간 재정 불균형 속에 갈수록 자치분권 요구만 판치고 있다. 반면 축제·행사·해외출장 등 무분별한 재정운영은 방만해지고 있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자치분권 시기상조론까지 심심찮게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기초가 아닌 광역 단위 자치분권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 정부 들어 자치분권 요구가 홍수를 이룬다. 관련 협의체도 우후죽순 늘어나 10여 개에 이른다. 주로 지방세제 개편을 통한 재정분권에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지난 10월4일 전국의 광역·기초단체 대표들은 자치분권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공동 발표했다. 이날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은 결의문에서 “그동안 우리는 주민 행복 실현과 창의·자율적인 지역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자치분권 관련 주요 법률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강력히 촉구하며, 각 법률안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현장 목소리가 적극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신속 처리를 요구하는 법안은 지방자치법, 지방이양일괄법, 지방세법, 지방세기본법,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 기본법, 지방재정법, 부가가치세법, 경찰법 등이다.

이 자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은 “총선을 앞둔 지금이 자치분권 주요 의제들을 밀고 나갈 절호의 기회”라며 “자치분권의 초석이 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연내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도 지난 4월 성명서를 내고 “국회는 자치분권 관련 민생법안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조속히 원안대로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 기구는 지난해 10월 전국 152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모여 꾸려졌다.

7월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 등 회장단이 ‘기초지방정부 위기극복을 위한 5대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염태영 수원시장 등 회장단이 ‘기초지방정부 위기극복을 위한 5대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축제·해외출장 등 선심성 예산 방만 운영 

흔히 재정분권은 자치분권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 확보에 대한 믿음과 기대에서다. 우선 살림 규모가 늘어나야 지방자치를 완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점점 거세지는 정부에 대한 지방세제 개편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정작 재정 실태를 보면 방만 운영 흔적이 쉽게 발견된다. 특히 축제·행사·해외출장 등 선심성 예산의 씀씀이가 눈에 띈다.

지난 2016~18년 경기도 내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 10곳의 재정공시 자료(당해 회계연도 결산 기준) 분석 결과, 지난해 행사 및 축제 경비로 100억원 이상 집행한 곳은 모두 4곳이다. 수원시가 152억19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화성시(139억9400만원), 고양시(112억1400만원), 부천시(102억8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전년보다 평균 3배 정도 증액된 규모다. 이 중 고양시는 4배가 넘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017년 27억8400만원에서 이듬해 112억1400만원으로 402.8% 늘었다. 이어 부천시(347.09%), 화성시(313.97%), 수원시(162.64%) 등 순이다.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정부의 바뀐 재정회계 기준을 증액 이유로 들었다. 고양시 예산팀 관계자는 “2018년부터 행안부의 바뀐 기준으로 축제, 행사 경비에 민간행사 보조사업 통계목을 포함해 작성했기 때문에 수치상 늘어났다”면서도 “사실 민선 5, 6기 때는 동별로 거의 의무적으로 축제와 행사를 해 관련 예산이 조금 많았지만, 지난해 7월 지금의 시장님이 취임하면서 올해부터 동별 행사와 축제를 없애고 주무부서에서 공모를 통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해서 전체 축제 및 행사 수도 점차 줄여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민간행사 보조는 각종 기념일, 체육대회, 세미나 등의 지원에 쓰인다.

또 공무원 해외출장 등의 경비도 10억원을 넘기 일쑤다. 조사 대상 중 절반이 지난해 국외여비로 1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용인시가 16억2600만원으로 최다였으며, 화성시(15억5800만원), 성남시(15억1900만원), 고양시(11억2300만원), 부천시(11억552만원)가 뒤를 이었다. 비슷한 재정 규모의 수원시와 비교해도 2~3배 높은 수치다. 지난해 기준 수원시 결산 규모는 3조4451억원이며, 용인시는 3조49억원, 화성시는 3조3892억원, 성남시는 3조9756억원이다. 이 중 용인과 화성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수억원대 빚까지 있다. 성남시가 3억4400만원, 부천시가 3억4200만원, 고양시가 9300만원의 지방채무를 각각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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