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예산편성 ‘부천전국대학가요제’ 사라질 위기
  • 경기취재본부 김종일 기자 (sisa215@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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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가요제 부활...직간접 타격 불가피 전망

경기 부천시에서 주최하는 대학생 대상의 지역 축제가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 유사 성격의 대형 축제가 인근 도시에서 새롭게 부활하면서다.

게다가 무분별한 예산편성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당해연도 사업평가도 없이 차기 대회를 기획하는 등 '주먹구구식 행사'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월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열린 제4회 부천전국대학가요제에서 대회 참가자와 관계자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시
지난 9월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열린 제4회 부천전국대학가요제에서 대회 참가자와 관계자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시

15일 부천시에 따르면 그간 열린 전국대학가요제 1, 2회 대회는 ‘부천대학가요제’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 이후 대회명이 지역으로 한정된다는 부정 여론으로 2018년 제3회 대회부터 전국대회로 바꿔 전국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보폭을 넓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인근 도시 고양시에서 또 다른 대학가요제가 열려 그 위상이 영향을 받음은 물론 향후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전국대학가요제와 비교하면 대회 규모 역시 내놓기 민망할 정도다. 우선 부천에서 열리는 전국대학가요제는 총 예산 8000만원에 시상금은 모두 1400만원이며, 대상에게 700만원이 주어진다. 반면 CBSi의 2019 전국대학가요제는 총 사업비 5억원이며, 이 중 시상금은 부천의 전국대학가요제 총예산에 버금가는 7000만원이 책정돼 있고, 대상 상금은 3000만원이다.

2016년부터 개최된 부천대학가요제는 지난 1, 2회 대회에 대한 추후 사업평가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주관사인 CBSi 관계자는 “2019 대학가요제는 대학생들에는 다양한 공연 문화와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제공하고, 중년세대에는 옛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켜 20대에서 60대까지 세대간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의미를 담은 축제다. 또 폐지된 기존 'MBC대학가요제'의 부활이라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세대공감 가요 경연 축제로 봐 주시는 게 좋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젊은 예술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그간 여타 시도에서 대학가요제가 진행된 점에 대해 주최측도 잘 안다. 그러나 저희가 진행하는 이번 '2019 대학가요제'는 대학생 뮤지션들을 발굴하는데 그치지 않고 역대 대학가요제 수상자들의 레전드 무대를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 무대를 꾸미고자 한다. 이 점이 여타 시도의 대학가요제와 차별점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경연'이 아닌 '축제'로 발돋움 하기 위해 규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했다. '여타 시.도의 대학가요제와의 관계'에 대해선 '각기 다른 특성과 개성을 지닌 음악 콘텐츠'로 이해해 주시면 좋을 듯 하다”고 했다.

이어 “서로 색깔이 다른 음악 콘텐츠이지만 '젊은 예술인 발굴'이라는 점에서는 여타 대학가요제와 '2019 대학가요제'가 공통점을 지니기에 다른 대학가요제의 진행 과정에 대해 인지한다. 저희는 다른 대학가요제와 '2019 대학가요제'를 젊은 예술인들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상생의 관계로 보고, 실제로 가장 최근 진행된 대학가요제와 '2019 대학가요제'의 본선진출자는 겹치지 않으며, 젊은 음악인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부천대학가요제의 기획자인 서울신학대 함춘호 실용음악과 교수는 “인근 도시에서 그런 큰 규모의 같은 성격의 대회를 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라며 추후 CBSi의 관계자와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부천시 관계자도 “메머드급 대회가 옆 동네에서 열리면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다. 추후 2019대학가요제 관계자들과 접촉해 부천대회의 앞날을 구상하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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