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사실과 진실의 등불을 밝히고 이해와 화합의 광장을 넓히며 자유와 책임의 참언론을 구현합니다
  • 소종섭 편집국장 (jongseop1@naver.com)
  • 승인 2019.10.21 09:00
  • 호수 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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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사시입니다. 1989년 10월 창간 당시부터 이 원칙을 견지했습니다. 의견·주장과 사실의 분리, 사실과 진실의 구분은 오히려 지금 더 절실히 요구되는 가치입니다. 언론 자유가 중요하지만 책임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 또한 와 닿습니다. 한국 사회의 갈등은 최근 들어 더욱 심해졌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막말과 혐오를 여과 없이 표출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기보다 서로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고 소리치기 일쑤입니다. 진영 논리가 사회 각 분야에 스며들어 편가르기가 일상화됐습니다. 언론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이해와 화합의 광장을 넓히는 일이 요즘처럼 중요해진 때가 또 있었나 싶습니다. 

시사저널이 창간 30돌을 맞았습니다. ‘청와대, 북한에 밀가루 극비 제공’(1997년), ‘공작원 흑금성이 밝히는 북풍공작 전모’(1998년), ‘이명박 내곡동 사저 매입’(2011년), ‘어버이연합과 청와대 유착’(2016년), ‘박근혜-최순실 녹음 파일 입수’(2019년) 등 세상을 흔든 특종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권력에 밉보여 세무조사를 당한 적도 드물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권 때는 박지만-정윤회 갈등 관련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탄압도 당했습니다. 당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에 남아 있는 “시사저널-끝까지 밝혀내야. 본때를 보여야. 열성과 근성으로 발본색원”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역사를 증언합니다. 시사저널은 이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30돌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은 언론에도 변화를 강제합니다. 잘 만든다고 잘 팔리고 구독자가 느는 시대가 아닙니다.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는 일은 늘 어렵습니다. 진보-보수, 여-야 개념을 넘어 ‘사진사’(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를 내세우며 언론 본연의 길을 가고자 하는 시사저널은 자칫하면 양쪽에 치이기 십상입니다. 지금처럼 ‘누구 편이냐’고 물으며 극단적인 대립이 횡행하는 시대에 팬덤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로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독자들을 믿고 나아갑니다. 

올해 시사저널은 두 가지를 새로이 시작했습니다. 우선 유튜브 시사저널TV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7개월여 기간 동안 4만6000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는 유료 강연회도 열었습니다. 시사저널은 앞으로도 새로운 채널,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들과 만나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창간 30년을 맞아 젊고 역동적인, 독립 미디어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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