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금융] 이승건…‘간편 송금’으로 8전9기 유니콘 신화 쓴 치과의사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2 14:00
  • 호수 156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건(37)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정말 그게 돼?” 2015년 2월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Toss)가 처음 출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공인인증서 없이 상대방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계좌이체(송금)가 된다는 토스의 서비스를 선뜻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공인인증서는 송금을 포함한 인터넷 뱅킹의 필수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속는 셈 치고 지인들에게 10원, 100원을 송금했고 돈이 정확히 전달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 혁신을 만들어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결국 토스를 국내 핀테크 업체 최초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키워냈다. 토스는 현재 누적 송금액 60조원, 다운로드 3400만 건, 누적 가입자 1500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이제 더 이상 “토스로 보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편한 송금을 가능하게 한 토스는 그렇게 기준이 됐고, 대세가 됐다.

처음부터 꽃길을 걸었던 건 아니었다. 치과의사라는 안정된 길을 뒤로하고 회사를 창업한 후 8번의 프로젝트가 실패했다. 토스가 그의 아홉 번째 프로젝트였다. 이 대표는 최근에도 시련을 겪었다. 그는 지난 5월 ‘토스뱅크’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했지만, 금융감독원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0월15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든든한 우군도 대동했다. 심기일전한 토스가 손을 잡은 곳은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2곳의 시중은행이다. 여기에 쟁쟁한 증권사와 유통업체,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까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종합금융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이 대표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