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통안전공단 '승진 특혜' 논란…중징계 직원, 단숨에 고위직 승진
  • 경기취재본부 서상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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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받고 강등된 과장급 직원, 7년만에 2급처장 승진
공단,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했지만 '공염불' 그쳐
이용호 의원 "잘못된 인사, 공사 경영에 큰 장애물 될 수 있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고질적인 '승진 비리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저널 취재결과, 지난 2011년 공단 초유의 내부 인사 비리에 적발돼 4급으로 강등됐던 A씨는 7년만에 고위직인 자격관리처장 자리에 올랐다. '승진 청탁'으로 징계를 받을 당시만 해도 과장급 직원이었는데, 수년 만에 2급 처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 울산검사소에 근무 중인 직원 A씨(여.22)가 강원도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통안전공단 본사 전경. ⓒ교통안전공단 제공
교통안전공단이 인사 비리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7년만에 2급 처장으로 승진하는 등 고질적인 '승진 비리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안전공단 본사 전경. ⓒ교통안전공단 제공

직원들 사이에서도 A씨의 '승진 특혜'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모 직원은 "공단에서 3급 승진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자리인데, 징계를 받고 4급으로 강등된 과장급 직원이 (수년 만에) 2급 처장으로 승진한다는 건 특혜가 아닐 수 없다"며 "(A씨 승진이)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고 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인사와 관련해 금품과 향응을 받은 직원을 즉시 파면이나 해임할 수 있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도입했지만 결국 공염불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공단 측은 A씨의 '승진 특혜' 의혹에 대해 내부규정을 따른 것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모 간부는 "공단에서 특혜를 받아 승진한 케이스는 단 한명도 없다"면서도 "(A씨가)징계를 받았더라도 내부규정에 따라 승진할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시사저널이 확인한 교통안전공단 인사규정(제21조 승진의 제한, 2011년11월11일 개정)에 따르면 '강등·정직' 징계에 해당하는 경우 5년 이내 승진 임용될 수 없다. 인사규정(75조, 2014년 12월8일 개정)에 따른 징계기록 소멸시한도 '강등'의 경우 7년이다. 이를 감안하면 A씨의 경우 내부 규정을 무시한 '승진 특혜'로 볼 수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용호 의원(무소속)은 이와 관련, "잘못된 인사 하나가 조직을 해치고, 공사 경영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공단이 승진비리 의혹에 휩싸이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에서 교통안전공단 직원 중 2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2011년)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공단내 인사비리는 심각한 상태이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응답자들이 꼽은 인사비리의 원인은 관습에 의한 악순환(43%), 피라미드 시스템의 한계(41%), 성과평가에 대한 불신(10.5%) 순이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사비리'가 관습에 의한 악순환이라고 여겨지는 만큼 공단내 인사비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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