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임명부터 사퇴까지…박용진이 밝히는 민주당 막전막후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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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박용진“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 내야 한다고 판단한 것”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0월22일(화)

 

소종섭: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 오늘 모셨습니다. 유치원 3법으로 워낙 유명한 분이죠.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아주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사학비리와 병원의 채용 비리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는데, 박 의원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용진: 네. 안녕하세요. 박용진입니다.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소종섭: 키도 크시고 인물이 훤하십니다. 키가 어떻게 되세요? 

박용진: 국방부 기준 180입니다. 

소종섭: 국방부 기준? 

박용진: 네. 그 입대할 때. (웃음)

소종섭: 그 뒤로 더 커진 거 아니에요?

박용진: 아, 그래요? 얼마 전에 179.5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혹시 나이 들어서 줄어드나? (웃음)

소종섭: 아~줄어드는 것 같아요. 저도 이번에 건강검진 받아보니까 한 1㎝ 줄었더라고요. 

박용진: 그래요? 철봉에 거꾸로 매달리고 그래야 키가 큰다는데 (웃음) 

소종섭: 쭉쭉 늘리면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자, 최근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박 의원이 마음고생을 했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초창기에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것 같다’고 얘기를 해서 문자폭탄도 받고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당시 상황이 사실 여당 내에서 비판적이거나 옳은 소리? 이렇게 얘기하기가 좀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 배경이 어떻게 됩니까?

 

“당시 길거리 민심 듣고, 사태 심각성 깨달아”

박용진: 아, 어려운 때였어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지명하고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고요. 동생 부부, 그러니까 웅동학원을 운영하는 데에 가족들의 개입 여부와 동생 부부가 위장 이혼을 했느냐 안 했느냐를 두고 문제가 시작 됐다가 주말을 지나면서 딸 교육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거죠. 저는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이 3일 동안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상담 업무를 하고 의정보고서를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동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 거예요. 그러니까 조국 당시 후보자의 가족 문제, 특히 동생 부부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소종섭: 내용도 어려워요. 

박용진: 네. 후보자는 조국이지, 조국 동생 부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건 별 문제가 없었는데, 젊은 엄마들,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들을 길거리에서 만났을 때 저를 걱정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큰일 났다. 실망했다.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을 3일 동안 듣고 나니까 ‘아 이게 쉬운 상태가 아니구나. 자칫 잘못하면 일이 잘못 가겠구나. 최악의 상황에서 결단을 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리겠구나.’ 이미 그때 그렇게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밤새 고민을 하다가 첫 번째로 제가 취한 행동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내일 의총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수요일에 의총을 잡아놨더라고요. 제가 화요일까지 동네를 3일 동안 돌고 밤에 전화를 건겁니다. (그랬더니) ‘이게 무슨 소리야?’ (라고 하길래) ‘동네 다녀보니까 장난이 아닙니다.’ 

소종섭: 아,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박용진: 지금 민심이 상당히 안 좋은데 왜 모입니까? 바깥의 분위기가 이런데. 지금 모였다가 조국 관련해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흩어졌다면 더 뉴스가 될 것 같다, 이거 심각하게 생각하셔야 될 것 같다고 얘기를 전했고요. 그랬더니 알았다고 얘기는 했는데, 그날 아침에 제가 라디오 방송이 있었는데 가서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 싶더라고요. 다만 조국 후보자는 사퇴하란 (말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요. 1. 조국 후보자가 잘 대응을 해줘야 한다. 2. 특히나 교육 문제와 병역 문제는 대한민국의 역린이다. 이거 잘 설명하지 않으면 자칫하면 큰일 나겠다 하는 우려를 전달하는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 싶더라고요. 제가 한 번도 방송 나가서 질문지에 답변을 미리 써간 적이 별로 없어요. 국장님과도 여러 번 방송 했지만

소종섭: 네. 그냥 자유롭게 말씀하시잖아요.

박용진: (그때는) 써갔어요. 실수할까봐. 그래서 라디오에서 거의 읽다시피 한 거죠. 그날 제가 건강검진을 했어요. 대장내시경 하고 나서 자고 일어났어요. 그랬더니 난리가 났더라고요. (웃음)
 
소종섭: 거의 폭파 상태였죠. 

박용진: 이곳저곳에서 전화가 왔죠. 당 지도부, 청와대 등에서 연락이 오고. 그런데 ‘네가 뭔데?’ 이런 게 아니고요. ‘말씀 잘 들었다. 이 문제를 계속 잘 해결해보자’라고 하는 제안의 목소리였어요. 저 걱정하는 사람들은 ‘박용진이 내부에서 쓴 소리 했으니까 너 옛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유승민이 당했듯이 불이익 보는 것 아니냐?’라고 하시는데요. 그때는 대통령이 직접 책상 치면서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심판하라’고 그랬고 완장 찬 이완구, 최경환 이런 분들이 진박 감별을 하고 그랬는데, 민주당은 그런 당이 아니에요. 문재인 정부도 그런 정부가 아니라서 ‘의견 잘 들었고 잘 협의하자’는 제안을 하는 거거든요. 다만 지지자들 중에선 같이 좀 감싸주지 왜 이렇게 먼저 쓴 소리를 하냐.

소종섭: 왜 야당에 유리한 소리를 네가 하느냐? 

박용진: 네. 제가 지금 점잖게 표현을 한 겁니다. (웃음) 청와대와 당과의 관계에서 일개 초선 국회의원이긴 합니다만 (의원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한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고요. 그래서 자유롭게 의견 표현했고, 그날 의총장에 갔는데 마침 김해영, 금태섭 의원도 비슷한 우려를 표했죠. 그래서 당 안에서도 이런 이견과 걱정이 있다는 걸 국민들이 알게 되신 거고. (민주당이)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 무조건 일사천리로 한 방향으로 몰려가는 게 아니라 주의할 건 주의하고 국민들의 발언에 대해 신경 쓰는 정당이라는 신호를 남겼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용진-유시민 설전 내막은

소종섭: 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당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척도일 수 있으니까. 한 가지만 더 얘기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볼까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언쟁 아닌 언쟁을 벌이셨는데. ‘뒤끝작렬’이라고 빗대어 말씀하셨어요. 그 부분은 해소가 됐습니까?

박용진: 아니요, 뭐 특별히 해소할 것도 없고요. 저는 유시민 이사장이 조국 당시 후보나 정부여당을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은 알겠다. 그런데 적절치 않은 표현과 방식으로 (발언)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저는 유시민 이사장이 서울대 학생들의 조국 반대 집회 (복면)에 대해서 조롱했다고 봐요. ‘누가 잡아간다고 마스크 쓰고 나오느냐’ 이렇게 얘기하신 게 불편하더라고요. (유 이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때 복면금지법을 반대했던 민주당이 다시 그 법을 들고 나오는 거냐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유시민 이사장은 우리 당의 당론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우리 당원도 아닙니다. 저분이 하는 말은 저분이 하는 말일 뿐이고, 복면금지법은 반자유적인 법이라는 당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더니 유시민 이사장이 며칠 있다가 ‘나보고 민주당원이 아니라고 비판하는 건 뭐냐’라면서 반박하는데, 그건 본론이 아니에요.

소종섭: 화딱지 났다, 이렇게 말했죠? 

박용진: 화딱지 났다고 며칠 있다가 말하기에 ‘뭐 그렇게 뒤끝 작렬하냐?’라고 얘기하고 말았는데, 청년들이 박탈감을 갖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분노하는 것을 그런 식으로 조롱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 안 해요. 그래서 제가 했던 말이, 유시민 이사장이 20대 시절에 다 알아서 그렇게 전두환에 저항하셨습니까? 박용진은 나이 21살 때 다 알아서 노태우 정부한테 저항하고 싸우려고 했느냐는 거예요. 아니에요. 그때 박용진은 젊은 청년들을 백주대낮에 쇠파이프로 때려 죽이는 그 정권의 잔혹함에 저항했던 거거든요. 

소종섭: 참고로 박용진 의원은 성균관대 총학생 회장을 맡았습니다. 

박용진: 그래서 유시민 이사장도 그 당시에 서울 대학교 학생으로서 새로운 파시즘인 전두환 정부가 어떤 국가적 계획을 가지고 있건 말건 정의사회 구현이고 뭐고 다 됐고, 당신들이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에 대해 고발하기 위해서 싸웠던 거 아닌가요? 뭐 다 알아야만 싸우나요? 정의사회를 주장하는 젊은이들이 그런 걸 주장할만한 면허증을 발급받는 것도 아니잖아요? 본인이 아는 만큼, 분노할 수 있는 만큼 분노하는 거거든요. 그걸 틀릴 수도 있어요. 서울대 학생들, 고대 학생들, 청년들이 조국 장관에 대해서 오해가 있고 틀릴 수가 있거든요? 그들이 말 하는 거는 들어주면 되지요. 결정, 책임은 우리가 지는 거지만 그걸 조롱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버하시는 거라고 얘기했던 것이고요. 민주당 당원이다 아니다는 중요한 본론이 아니었는데 거기에 무척 화를 내신 이유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소종섭: (웃음) 전화 오거나 그런 건 없죠? 

박용진: 없어요. (웃음)

소종섭: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강북을입니다. 박용진 의원과 조국 사태 전반, 현재 국회에 산적된 입법과제 와 관련해서 야당과 타협적으로 가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고 민생행보를 강화해야 된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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