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갈등 폭발… 이준석“아름다운 이별? 물 건너갔다”
  • 한동희 PD조문희 기자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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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이준석 징계…孫 당비 대납 의혹…바른미래당 내홍 심화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바른미래당 前 최고위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0월22일(화)

소종섭: 핵심이슈를 콕콕 집어서 해설하는 시사저널TV의 《시사끝짱》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주도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최고위원이었는데 이제 전 최고위원이 됐어요. 

이준석: 윤리위 징계를 받았는데, 사실 이 징계는 불합리한 점이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어차피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당권파에서 유승민계에 초점을 맞춰서 징계와 고소를 남발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뭐.

소종섭: 당권파라면 손학규 대표 측을 말하는 건가요? 

이준석: 그렇죠. 그렇기에 정치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예를 들어 동일 사안에 대해 전에 있던 윤리위에선 저한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처분을 내렸어요.

소종섭: 아, 문제가 안 된다고 처분이 끝난 상황인데.

 

“윤리위 징계, 정치적 공격”

이준석: 5월30일에 (결과가) 나왔는데 윤리위원장 바꿔서 다시 재심의했다는 게 무슨 상황인가 싶기도 하고. 두 번째로는 저쪽에서 어차피 흠집 내기가 목적이기 때문에. 제가 안철수 대표한테 ‘병X이다’고 했다고 하는데, 그쪽에서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안철수가 이러이러한 정치적 행동을 하면 병X되는 거지’라고 했어요. 이건 완전 뉘앙스가 다른 거거든요. 그러니까 말 그대로 정치적 공격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거고.

소종섭: 공적인 자리도 아니고 사석에서 한 발언이었다면서요. 

이준석: 아, 그러니까 사석에서 한 얘기를 누가 녹취했는지 모르지만, 그걸 가지고 이렇게 한다는 게. 예전에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시절에 있지 않았던 일들이 요즘 막 생기니까 저도 당황스럽습니다. 사석 대화를 녹취한다니 (웃음)

소종섭: 그럼 최고위원직을 잃게 되고 당협위원장직도 같이? 

이준석: 그거 자체도 비상식적인 상황인 게 지역일이랑 이게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고, 또 어차피 당권파의 목적은 나가라고 압박하는 거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큰 의미 없습니다. 

소종섭: 결국 그런 징계가 유승민계를 향해서 당을 나가라고 압박하는 정치적 맥락이 아니냐. 

 

이준석“손학규 당비 대납 의혹”…孫 측“사실무근”

이준석: 근데 이 영상이 올라갈 때쯤이면 당권파가 오히려 굉장히 도덕적, 윤리적으로 치명타를 입은 상황일 겁니다. 

소종섭: 아. 또 뭐가 있어요? 

이준석: 저희한테 내부 제보가 하나 있었는데 제보 내용을 살펴보니까 상당히 심각하고 곧 언론을 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권파의 핵심 인물에 대해서 형사적으로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사안이라서. 제가 어제(10월21일) 선관위에 갔다 왔습니다. 선관위가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더라고요.

 

바른미래 '12월 분당' 가시화…유승민의 행보는

소종섭: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정점으로 치닫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유승민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12월쯤에 창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발언한 게 보도가 됐어요. 유승민 의원으로서는 어느 정도 바른미래당을 나가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봐야 합니까? 

이준석: 저는 그런 의도가 있을 거라고 보는데. 사실 항상 얘기하듯이 그것은 손 대표 체제를 물러나게 하는 것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했을 때 취하는 행동이고. 저는 그 마지노선을 12월로 잡은 게 아닌가. 본인이 12월에 (창당을) 하겠다는 건, 반대로 내부 정화를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때까지 그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그런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소종섭: 지금 손 대표 입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배신자’라고도 얘기하고 있는데. 

이준석: 지난 10월19일에 손 대표가 광화문에서 조국 일가 엄정 수사 촉구 결의 대회 같은 걸 열었거든요. 거기서 한 얘기는 자유한국당 망할 거다, 그리고 유승민 의원 및 그 주변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 그게 왜 조국 결의 대회인지 잘 모르겠지만, 집회의 주최 목적과 메시지가 완전히 판이했던 특이한 집회였습니다.

소종섭: 손 대표 입장에선 유승민 의원 나가려면 빨리빨리 나가라고 대놓고 압박을 하고 있는 걸로 봐야 되지 않습니까.

이준석: 근데 바른미래당에서 ‘바른’ 자는 유승민 의원에서 나온 것이고, ‘미래’는 안철수 대표로부터 나온 건데, 손학규 대표의 가치라고 하면 ‘저녁있는 삶’ 이런 건데, ‘바른미래 저녁당’이 아니잖아요. 바른미래당에서 본인의 지분이 어디 있다는 것인지, 본인이 이 정당을 창당할 때 본인이 어떤 가치를 추가적으로 부여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기 때문에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종섭: 최근 들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서 유승민 의원의 입장이 약간 변화한 것 같은 흐름이 엿보입니다. 전에는 탄핵에 대해 반성해야 자유한국당과 같이 갈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최근에는 그 문제는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고 말하고 있고. 이런 행각에서 본다면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 같이 하는 쪽으로 발걸음을 더 옮긴 게 아니냐. 이렇게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준석: 유승민 대표가 지금까지 요구했던 게 100 정도라면 아직도 95를 요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변화는 아니라고 보고. 예전에 이 말이 크게 언론의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유승민 대표는 대선 치르는 과정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최대한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불구속 재판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사실 이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 이외에 전직 대통령 수사에 대한 개인의 신념이었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했던 발언인데 입장이 급격히 변한다고 보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종섭: 손 대표와 유승민 대표 사이에 표면화되고 있는 이 갈등이 과거보다는 감정선을 긁는 쪽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사실상 내용상의 분당으로 길이 잡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것 같은데. 

이준석: 손 대표 측에서 체제변화가 없는 한 비슷한 상황이 될 거라고 봅니다. 

소종섭: 로드맵은 앞으로 어떻게? 

이준석: 로드맵이야 사실 지난 몇 달 동안 수십 장이 나왔었고, 그에 대한 행동 계획이 거의 다 나와 있는 상태인데, 어떤 구성원들과 언제 집행할 건지에 대한 판단이 남은 거겠죠.

소종섭: 아까 얘기대로라면, 유승민 의원 등 비당권파 입장에선 우리가 당을 나가더라도 그냥 나갈 순 없다, 우리다 당신들한테 카운터펀치를 날리겠다고 하는 흐름 아닙니까? 

이준석: 그렇겠죠. 카운터펀치가 아니라 사실 끝장을 보자라는 것 정도. 

소종섭: 폭탄을 날리는 겁니까? 

이준석: 폭탄이기 전에 이건 부도덕한 개인에 대한 경고 정도로 보면 되겠죠.

소종섭: 그렇게 되면 당이 이전투구로 흘러가면서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그런 파편화된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있잖아요.

이준석: 근데 이전투구 이전에 정당성이 없는 당권파의 행동들에 대해선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겠죠. 예를 들어 윤리위 같은 조직을 희화화해서 징계를 남발한다든지 당 소속 의원을 고소한다든지 이런 것들. 자기들도 당내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당내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을 방법이 없으니까 막무가내로 권한을 휘두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1~2주 뒤면 나올 거라고 봅니다. 

소종섭: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는 당을 수습할 생각이 있다고 보는 거예요 아니면 최후통첩을 했다?

이준석: 아니 심지어 어제(10월21일)는 (손 대표가) ‘유승민 의원이 말하는 젊은이들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똘마니에 불과하다’고 했거든요. 똘마니라는 단어가 나왔어요. 말씀자료 써주신 분이 거기다가 똘마니라는 말을 썼을까. 아니면 본인의 심리상태에 있던 게 나왔을까.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보고. 굉장히 본인도 위축됐다고 봅니다. 

소종섭: 그렇다면 바른미래당의 앞날이 아름다운 이별이 되기는 상당히 힘들어지지 않았나. 

이준석: 저도 사실 별로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바른미래당에서 정치하면서 보니까 싸울 땐 싸워야 되고요, 싸우면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종섭: 아, 그래도 한편으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바른정당, 국민의당 또 바른미래당이 기존 양당체제를 벗어나서 제3당으로서의 가능성에 기대를 많이 가졌을 텐데.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앞으로 정치 행보를 어떻게 보고 있어요?

이준석: 저야 별로 변화가 없고. 그리고 당연히 지역구 출마 하는 것이고. 또 바른미래당에서 손 대표 체제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유승민 대표에 합류해서 신당이 됐든 정치조직으로 활동하게 되겠죠.

소종섭: 어떤 경우가 됐든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 유승민 의원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겠다. 

이준석: 그래야 되는 상황이죠.

소종섭: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그동안 많이 사랑해주셨는데, 지금 정치적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야에 서서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데, 앞으로 이 전 최고위원의 정치행보가 어떻게 될지 저도 한 번 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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