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세 총장’ 혼돈에 빠진 조선대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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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총장 임명 중지하라”…임명 하루 전 급제동
법인 이사회 임명 보류, 직무대행·서리 체제 등 고심
수 개월째 총장 공백 속 학내 갈등 증폭될 듯

조선대학교가 사상 초유의 ‘한 지붕 세 총장’이라는 불확실성의 혼돈에 빠졌다. 법원이 강동원 총장 측이 낸 차기 조선대 총장 선출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자 조선대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다. 그동안 조선대는 강 총장 해임 후 홍성금 총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한 지붕 두 총장’ 논란을 빚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선대는 지난 1일 선거를 통해 민영돈 의학과 교수를 총장 후보자로 선출했으며 24일 이사회를 열고 임명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 전 나온 법원의 판결로 강 총장을 2차례에 걸쳐 해임한 후 후임 총장을 임명하려던 학교법인의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다. 

 

2심 재판부 “강 총장 직위 교육부 결정 때까지 유효”

조선대학교 본관 전경 ⓒ시사저널 정성환
조선대학교 본관 전경 ⓒ시사저널 정성환

조선대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어 고등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강동완 총장 해임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때까지 민 총장 당선자의 임명을 보류하기로 했다. 애초 이사회가 신임 총장 임명이라는 거사를 위한 회의로 잡았으나 돌발적 사건(재판)으로 안건을 급변침한 것이다. 강 총장은 지난달 18일 이사회가 자신에 대한 2번째 해임 조치를 내리자 교육부에 재소청을 한 바 있다. 교육부 소청심사 결과는 이르면 11월 중 나온다. 

광주고법 민사2부는 전날(23일) 강 총장이 학교법인 조선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총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교원지위향상특별법에 따르면 본인 의사에 반해 파면·해임·면직됐을 때에는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후임자를 발령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강 총장이 소청심사를 청구했기 때문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후임자를 발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법원이 2차례에 걸쳐 해임된 강 총장의 직위가 교육부의 결정 때까지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앞서 강 총장은 지난달 학교법인 측이 선거를 진행하려 하자 “현 총장이 있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불법 선거”라며 광주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조선대가 자율 개선 대학에 선정되지 못하고 역량 강화 대학으로 분류된 것이 강 총장의 능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해도 인사권자의 해임 조처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으나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날 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달부터 진행된 조선대 총장 임명 절차도 차질을 빚게 됐다.

 

‘엇갈린 행보’ 교육부, 총장 해임 취소 vs 이사회, 후임 총장 선임

조선대는 강 총장에 대한 해임·재해임이 반복되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사회가 2차례의 직위해제와 2차례의 해임 처분을 통해 강 총장의 강제 사퇴를 종용하고 나선 것이다. 강 총장은 지난해 12월 직위해제 처분을 시작으로 지난 2월 직위해제, 1차 해임(3월), 2차 해임(9월) 처분을 받으면서 7개월가량 총장직을 수행하지 못했다. 강 총장은 지난해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가 나온 직후 “내년 2월 정도까지 대학을 정상화한 후 자진해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학교법인 이사회가 저조한 평가를 받은 책임 등으로 해임하자 교육부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취소 결정을 했다. 강 총장은 지난 6월 6일 교육부로부터 해임 취소결정을 받은 뒤 총장직에 복귀했다. 4년인 강 총장의 임기는 내년 9월 23일까지다. 이사회도 이에 불복해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차기 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했다. 이사회 측은 “교육부의 결정은 사립학교법에 우선할 수 없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교육부의 이행 명령은 일종의 행정지도로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강 총장은 자신의 지위가 유지된 상황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총장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며 맞섰다.

 

‘극심한 내홍’ 이사회, 현 총장 2차례 해임…7개월간 총장 공석

사상 초유의 ‘한 지붕 세 총장’ 체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조선대 ⓒ시사저널 정성환
사상 초유의 ‘한 지붕 세 총장’ 체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조선대 ⓒ시사저널 정성환

이 과정에서 강 총장의 복귀 여부를 놓고 대학 구성원 간 갈등도 고조됐다. 애초 지난해 역량 진단 결과 발표 후 강 총장이 사직서를 내자 교수·직원·학생·동창 등 구성원 기구가 참여한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는 학기가 끝나는 올해 2월까지 직위를 보장하기로 했으나 교수평의회는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하지만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의 해임 취소 결정 후 강 총장이 총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본인의 교원 정년 시점인 내년 2월에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교수평의회는 “한시적 복귀로 대학 행정을 정상으로 복구할 수 있다”며 강 총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반면 대자협과 이사회, 대학본부는 “사립학교 인사권은 이사회에 있으므로 보장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행정 처분에 소송을 제기하고 총장 선거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조선대 총장 직무대리는 교무처장이었던 홍성금 교수가 맡고 있다. 후임 총장을 뽑아놓고 정작 임명 절차가 중단됨에 따라 이사회·학교 측과 강 총장간 갈등 등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강 총장은 이사회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임기가 1년가량 남은 총장 업무를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이사회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오는 12월 13일이 임기인 이사 전원에 대해 교육부에 해임요청을 할 예정이다. 조선대 이사회는 교육부가 임명한 임시이사(관선)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법인 이사회 측은 총장선거에서 당선된 민영돈 교수를 차기 총장 서리(직무대리)로 임명하거나 총장 선거 전 홍성금 직무대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또한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조선대는 옛 경영진이나 이사진 퇴진 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조선대는 1988년 옛 경영진이 물러난 뒤 22년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10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옛 경영진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가 학내 갈등을 부추기면서 7년 만에 다시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이사들이 학교법인 운영을 맡아왔다. 조선대 이사회는 교육부가 임명한 임시이사(관선) 8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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