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이 말하는 조국 사태의 본질…“586 기득권, 민주항쟁 프레임에 갇혀”
  • 한동희 PD·조문희 기자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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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박용진“586 정치인, 한국 정치 업그레이드 못했다”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0월22일(화)

 

소종섭: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많은 논점이 돌출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586 기득권에 대한 비판인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모시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박 의원도 비슷한 언저리지요?

박용진: 586 약간 못 미치죠. 

소종섭: 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진보 보수의 문제를 떠나서, 586 기득권에 대한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거 아닙니까?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586 기득권의 실상

박용진: 그렇죠. 개혁을 주장하고 사회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었던 세대가 기득권 세력이 됐는데, 그들의 사회적 리더십에 대한 물음표가 붙는 거죠. 특히 정치분야에 대한 게(의구심이) 좀 큰 것 같아요. 왜 국민들이 586 세대들에 실망할까? 이들이 우리 정치권에 등장한 게 한 20년 전쯤 됩니다.

소종섭: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죠? 

박용진: 네. 김대중 대통령이 젊은피 수혈을 하겠다면서 전면화한 게 2000년 총선 때부터죠. 그러니까 빠른 사람은 (정치에 입문한 지) 20년이 넘었고 늦은 사람은 20년이 다 돼가는 거죠. 20년 동안 한번 받기도 어려운 여당 혹은 제1야당의 공천을 연달아 받은 사람도 있고, 계속 국회의원 유지하는 분들도 있죠. 이건 그냥 보면 아름다운 일일 수도 있고요. (당시)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활력을 불어넣었는데 20년 됐기로서니 뭐 어떠냐? 얘기할 수 있죠. 그런데, 그래서 그들이 내놓은 성과가 뭐냐, 이겁니다. 본인들은 우리가 언제 지도자 역할을 했느냐, 그냥 일개 국회의원이었을 뿐이라고 얘기하는 분도 있던데, 그건 적절치 않다고 봐요.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또 어떤 성과를 냈느냐는 되게 중요한 문제라고 보거든요? 

제가 최근에 조선시대 사림(士林)을 보고 있는데요. 사림은 이른바 도학 정치를 얘기하고요, 지극히 선한 학문이라는 성리학이 조선 땅에 구현되길 바랐던 사람들이거든요. 이들이 처음 등장했던 게 중종 때 조광조를 필두로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로 기록됐어요. 훈구세력이나 왕의 인척세력에 의해 정치가 독점되고 타락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세력이죠. 그런데 선조 시대 들어 이들이 정권을 딱 잡습니다. 잡자마자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서 싸우기 시작해요. 임금에게 올라가는 상소의 거의 90%가 저 사람이 왜 소인이고 왜 (정치를) 하면 안 되는지 까는 거죠. 그러면서 성리학이 남을 비판하고 비방하고 끌어내리는 쪽으로 도용되고, 도학정치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성인군자라는 걸 증명하기 위한 중론으로 전락하다보니 국방‧안보‧외교‧민생 이런 분야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해요.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이 선한 의지를 가진 선비들이, 좋은 의지를 가진 개혁집단들이 왜 정치 실권을 장악했을 때 이런 걸 못할까? 왜 이이는 십만양용설을 주장하면서 환란을 대비하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인배라는 공격 속에 쓸쓸히 죽어야 했는지. 그 뒤를 잇는 이원익, 조익, 김육이라는 사람들이 민생문제를 제기하고 대동법을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쭉 다시 보고 있거든요? 그렇게 흔들어대요.

저는 자칫하면, 이 586이 오랜 세월 동안 정치권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기대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를 한 단계도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했고, 또 87년 6월 항쟁으로 만들어진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민주주의 혹은 노동의 민주주의라고 하는 먹고 사는 민주주의로 전환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개혁 대 반개혁, 민주 대 반민주라고 하는 프레임에 그냥 있는. 

소종섭: 예. 거기에 안주하면서 기득권이 되어 간 거 아니냐.

박용진: 그렇습니다. 그때는 앞서나가는 선한 정치, 개혁정치를 누리게 됐는데 어느 날 지나고 보니 거기에만 머물러 있어서 대한민국 국민들보다 더 뒤처져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 정치인 많이 발탁해야”

소종섭: 같은 맥락인데 그래서 21대 국회에는 20~30대 젊은층이 더 많이 진출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박 의원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얘기해주시죠. 

박용진: 정치는 기본적으로 미래 일을 주관하는 권력입니다. 그러니까 사법부는 과거에 벌어진 일을 판결하죠. 행정부는 지금 해야 할 일을 담당합니다. 유일하게 입법, 정치의 권력은 앞으로 올 미래를 위해 지금 법을 만드는 거예요. 그럼 이 법에 누가 해당이 돼요? 앞으로 살날이 많은 사람들이 해당되는 거예요. 근데 문제는 이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50대고 60대잖아요? 이 세대는, 저를 포함해서, 현재 사회가 아주 따뜻하고 좋아요. 지금의 분배 구조가 더 따뜻하고 좋으니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법을 만들겠죠. 하지만 한 30~40년 뒷면 죽을 텐데, 20대 30대들은 앞으로 70~80년을 더 살아야 하잖아요. 50, 60, 70대들이 만들어놓은 법을 갖고 이들이 규정을 받는다? 너무 힘들고 괴로운 일이거든요. 

저도 그랬고 유시민도 그랬어요. ‘아, 답답한 사람들. 왜 이런 구닥다리 법을 만들고, 구닥다리 방식으로 우리를 괴롭혀? 자기들이 말하는 반공주의가 뭔데? 뭔데 그렇게 힘들게 해?’ 이런 거 아니었겠어요?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이 자꾸 들어가서 개혁적인 목소리가 잔뜩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되거든요? 그러려면 다른 방법 없습니다. 젊은 사람 발탁해야 돼요. 기회 팍팍 줘야 하는데. 이해찬 대표도 33살에 공천 받아서 88년도에 관악에서 됐을 거예요. 그때 솔직히 이해찬 대표 누가 알아요. 나이도 젊고 동네에서 책방 장사 하시던 분인데. 근데 재야의 뛰어난 기획가라고 해서 발탁되고 당시 김대중 총재가 제일 좋은 데 꽂아준 거 아닙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랬어요. 저는 일생 정치를 하면서 계속해서 사람을 발탁하고 자기 세력을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개혁노선의 대표자임을 주장해 온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정치 지도자는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었더라도 계속해서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 이번 총선에서 얼마나 젊은이들을 많이 발탁할지가 총선의 승패를 가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종섭: 근데 민주당의 공천 제도를 보면 경선을 하게 되어 있는데, 사실 20~30대가 경선을 통해 진출하긴 어렵고 결국 비례대표밖에 없는 건데요.

박용진: 비례대표도 있고요, 지금 이해찬 대표가 얘기하시는 게 총선 불출마할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 전화를 안 받는다는 얘기도 많아요. 혹시 나보고? (웃음) 그렇게 빈자리들이 있습니다. 장관으로도 차출된 분들도 있고, 거기에 당이 힘을 실어서 대통령과 함께 이 정부를 성공시킬 젊은 주자로 키워 주면 할 수 있는 사람 많습니다.

소종섭: 현재 우리 국회에 30대 이하 국회의원은 3명, 1%입니다. 그런데 유권자 인구분포를 보면 30대 이하가 27%거든요. 이걸 꼭 맞춰야 된단 얘기는 아니지만, 20~30대의 국회 진출이 내년에는 좀 많이 늘어나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박 의원님, 마지막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학비리 문제도 지적하고 변호인 비리도 얘기하고 날카로운 지적을 많이 하셨는데. 그중에서 이 얘기는 꼭 하고 싶다 그런 거 있으면 한 번.

 

사학비리 6173억에 달해…박용진의 해법은

박용진: 제가 원래 정무위원회에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에서 몰두했고요, 탈세나 부당한 기업지배 관련해서 삼성하고 계속 맞닥뜨려왔었거든요? 그런데 쫓겨났다고 표현하는데, 정무위에서 갑자기 느닷없이 교육위로 오면서 3가지를 각오했어요. 첫째는 교육계에 만연해 있는 연구비리. 두 번째가 유치원비리. 세 번째가 사학비리입니다. 이 세가지와는 맞장뜨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해서 하나하나 작업해왔고요. 이번 국정감사의 핵심이슈가 바로 사학비리였습니다. 

대한민국 전체 유치원, 초중고, 대학교 사학비리까지 다 합하면 6000억원이 넘습니다. 어마어마하죠. 유치원에는 해마다 2조 정도의 국민 혈세가 지원됩니다. 사립대학에는 7조입니다. 그런데 이 돈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감사도 제대로 되고있지 않고요, 하더라도 물감사로 끝나고, 솜방망이 처벌이나 셀프 징계로 끝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상식과 기본적인 선을 완전히 허물어트리는 것이 바로 사학비리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고요. 그냥 두면 대학이 곧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교육부에 제대로 된 감사를 통해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공간이 돈벌이 대상으로 또 국민을 우롱해서 대한민국의 미래경쟁력을 갉아먹는 구조로 가게 내버려둬선 안 되겠다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고요. 

지금은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건을 확인했는데요. 작정하고 들어갔던 건 아니고, 지난주 화요일(10월15일)에 국정감사를 하면서 자료를 받아봤는데, 어? 이상하다? 전남대병원 사무국장이 2013년에 조카를 채용하는데 자기가 면접관이었고, 2018년에는 자기 아들을 들여오는데 시험 관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확인한 건데, 보니까 아들의 여자친구까지 같은 해에 들어온 거죠. 야 이상하다. 아들은 1등, 여자친구는 6등이네. 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하고 관련 자료를 다 들여다봤는데 의심스러운 거예요. 문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고, 또 사무국장이 꽂아놓은 걸로 보이는 면접위원들이 일방적으로 점수를 몰아준 흔적. 또 점수표를 수정한 흔적. 어떤 사람은 필기 점수가 좋은데 면접에서 A, A, A, B, B를 받았다가 B, B, B, B, C, C로 떨어진 일까지 확인을 한 거죠. 더욱이 사무국장 아들이 들어올때 면접위원이었던 게 총무과장이었습니다, 총무과장은 사무국장의 직속 부하죠. 그런데 올해에는 이 총무과장의 아들이 들어와요. 그 면접장에는 사무국장이 면접관으로 들어가서.

소종섭: 품앗이 했네요. 

박용진: 작년에 1등은 사무국장 아들이 했고요. 올해 1등은 총무과장 아들이 했습니다. 작년에 2등은 그 병원의 영상의학과 실장으로 있었던 사람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니까 3, 4, 5, 6등은 어떤 사람들인지 확인해야 될 거 아니에요? 확인해라. 병원은 절대 안 한다. 왜 못 하냐? 수사 중이기 때문에 우리가 뭘 어떻게 하냐? 우리는 아무 문제없다. 결국은 교육부 장관한테 얘기해서 확인을 했고요, 어제(10월21일) 밤 12시에 최종적으로 전남대병원의 전현직 영상의학과의 실장들은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자녀가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전부 다 자기 자녀가 영상의학과에 채용되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소종섭: 아, 세습을 한 거네요. 

박용진: 예. 품앗이뿐만 아니라 세습까지 됐고요. 그리고 이걸 교육부는 아예 몰랐고, 전남대병원은 은폐하고 있었고요. 핵심 당사자인 사무국장은 어제 국정감사에서 물어보니까 자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빼서 폐기해버렸고요.

소종섭: 혹시 몰라서 다 처리했구만? 

박용진: 예. 그리고 오늘부로 이 사람은 공로연수에 들어갔답니다. 그러니까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이거 국감 끝나면 끝나는 줄 아는 모양인데, 박용진 의원은 그런 사람 아니다. 언론에 한 번 탁 튀려고 이러는 게 아니라, 끝까지 해서 제도 개선까지 만들어 내거든요? 이거는 이건희 차명계좌 건도 그랬고, 유치원 3법 관련해서도 그렇고요. 이번에 한 번 채용비리를 하고 있는 공공기관에 정확히 보여줄 생각입니다. 잘못된 짓을 저질렀을 때 어떤 일이 있는지를 대한민국에 상식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이걸 바로 잡는데 노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자, 끝까지 판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연구 비리, 사학 비리, 유치원 비리, 앞으로도 맹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저희도 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박 위원님 고맙습니다. 

박용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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