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정식 미추홀구청장, 혈세 들여 ‘보은 워크숍’ 진행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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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교육생 6명 중 선거캠프 출신 3명…구청장 취임 후 비서실 진출
초빙강사 1명, 올해 4월 별정6급 비서로 임용돼…‘제 식구 챙기기’ 지적

김정식 미추홀구청장과 함께 2박3일간 약 1000만원이 들어간 ‘황제워크숍’에 참여한 교육생 중 절반이 김 구청장의 선거캠프 조력자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저널 10월23일자 ‘[단독]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 ‘황제 워크숍’ 논란’ 기사 참조)

특히 워크숍에 초빙된 강사 A씨는 올해 4월에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김 구청장이 미추홀구의 예산으로 ‘보은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전경. ⓒ이정용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전경. ⓒ이정용 기자

28일 인천시 미추홀구에 따르면, 김 구청장은 2018년 11월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간 총무과 소속 직원 6명과 함께 강원도 속초시에 들어 서 있는 4성급 호텔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워크숍의 주제는 ‘골목골목까지 행복한 미추홀구 구현을 위한 비전 추진’이었고, 미추홀구의 예산 983만원이 투입됐다.

당시 워크숍에 참여한 총무과 소속 공무원 6명 중 3명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에 김 구청장의 선거캠프에서 선거공약 기획과 홍보, 수행 등의 역할을 맡았던 조력자들이다. 이들은 김 구청장이 취임한 직후 2018년 7월1일부터 2018년 8월10일 사이에 별정5급 비서실장과 별정7급 수행비서, 무기계약 공무직 등으로 채용됐다.    

또 워크숍 초빙강사였던 A씨는 올해 4월1일에 별정6급 비서로 임용됐다. A씨는 워크숍 일정이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데도 하루 전에 도착해 숙박을 제공받았으며, 강의료와 원고료 명목으로 86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A씨는 김 구청장이 직접 취임 초기에 구성한 정책기획단의 외부위원으로 8주 동안 활동하면서 자문료 명목으로 매주 20만원씩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인천지역 대학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논문은 ‘생활체육 참여자와 참여 만족, 운동지속의사와의 관계’와 ‘해양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SWOT 분석’ 등이다.

이 때문에 ‘골목골목까지 행복한 미추홀구 구현을 위한 비전 추진’이라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전문성이 없는 강사를 초빙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구청장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용역업체에서 워크숍 진행을 대행했기 때문에 당시 강사가 누군지 몰랐다”며 “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격무에 지친 비서실 직원들의 사기충전을 위한 워크숍이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선거캠프 구성원들을 위한 ‘보은 행정’에 혈세를 썼다고 지적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구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혈세 낭비 워크숍이다”며 “막대한 세금을 쓴 워크숍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 지 의문이다. ‘제 식구 챙기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혈세를 아껴야 할 구청장이 약 1000만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가면서 선거캠프 출신 직원들과 워크숍을 진행한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며 “선거캠프 출신들에 대한 보은 행정을 그만두고 구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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