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나는 어떤 사람인가?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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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의 법칙》ㅣ로버트 그린 지음ㅣ이지연 옮김ㅣ위즈덤하우스 펴냄ㅣ920쪽ㅣ3만 2000원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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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지하철 역이나 식당가 주변에는 광고인들이 줄을 서 있다. 주로 주변 자영업자의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다. 할당된 선전물을 모두 배포하고 약속된 돈을 받는 것이 이들의 근무 조건일 것이다. 필시 소액일 것이나 이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인 듯 행인에게 선전지를 권하는 눈빛에는 ‘좀 받아달라’는 부탁이 짙게 묻어있다. 행인은 두 종류이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이들의 손을 외면하고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 애써 전단지를 받아주는 사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어떤 기관에서 외부 심사위원을 초청해 프로젝트 심사를 시작하기 직전이다. 중년의 신사가 들어와 젊은 담당직원과 인사를 나누는가 싶더니 당황한 담당자가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한다. 담당자 실수로 심사위원이 아닌 사람이 애써 다른 일정을 조정해 먼 길을 온 터다. 규정 상 즉석에서 심사위원으로 선정할 수도 없다. 이를 아는 신사는 가벼운 미소로 담당자에게 이른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실수가 없겠습니까. 조용히 나갈 테니 다음부터는 꼼꼼히 챙기세요” 만약 신사가 화를 내며 책임지라고 큰소리 치더라도 담당직원은 꼼짝없이 상부의 문책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그런 사람도 많이 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자 사람을 얻을 수 없다. 사람을 얻지 못하는 자 세상을 얻을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면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온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 그때그때 들쭉날쭉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하나가 ‘법칙’에 따른 결과들이다. 그 법칙을 알면 흔히 강조하는 사람다운 사람의 조건인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원수를 사랑하는’ 거대한 통찰마저 이를 수 있다.

나는 당신의 의자.
그러나, 먼저 살피세요.
혹시 제 다리가 불편하지는 않는지.
그래야 우리 서로 넘어지지 않습니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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