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뇌혈관 검사, 한 번은 해야 하는 이유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5 16:00
  • 호수 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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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의 생활건강] ‘뇌동맥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

회사원인 45세 A씨는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 왔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도 없기 때문이다. 감기도 한 번 안 걸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추가로 검사해 본 뇌혈관 MRI 소견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머릿속에 뇌동맥류라는 혈관 꽈리가 부풀어 올라 있다는 것이다. 만약 운 나쁘게 뇌동맥류가 터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큰일 날 수 있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건강을 자신하던 중년 남성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일러스트 정현철
ⓒ 일러스트 정현철

① 정말 뇌동맥류는 무서운 병인가?

MRI 혈관 촬영을 해 보면 포도송이처럼 부풀어 오른 혈관을 관찰할 수 있는데 그 자체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미리 대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뇌동맥류가 어떤 이유로든 터지면 생명이 위독해진다는 점이다. 뇌동맥류가 터져 혈액이 새어 나오면 지주막 아래쪽에 고이게 되는데 이것을 지주막하출혈이라고 한다. 이는 뇌졸중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악명이 높아 일단 발생하면 약 15%는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며 28% 정도는 치료 도중에 사망한다.

② 왜 나한테 이런 것이 생기는가?

뇌동맥류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년 성인의 3~4%가 가지고 있으므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뇌동맥류가 터지는 일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린 경우가 많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혈관이 약해지고 충격을 받으면 뇌동맥류가 터지면서 출혈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③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가?

뇌동맥류의 치료법은 수술밖에 없다. 수술하면 95%가 좋은 결과를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5%는 합병증이 생긴다. 그리고 뇌동맥류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파열될 가능성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당장 수술을 고려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관찰하는 것이 유리하다. 의사들은 혈관 꽈리의 위치와 크기 그리고 모양을 관찰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④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중년이 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내 머릿속에 혈관 꽈리가 있는지 검사해 보는 게 좋다. 검사법으로는 뇌혈관 CT(CTA), 뇌혈관 MRI(MRA) 검사, 뇌혈관조영술 등이 있다. 뇌동맥류 관리의 핵심은 또 다른 뇌동맥류가 생기거나 파열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 금연: 니코틴은 얇은 혈관을 수축시켜 약화시키기 때문에 혈관질환에는 치명적이다.

• 혈압과 당뇨 조절: 혈압과 당뇨를 악화시키는 음주, 비만, 흡연 등 생활습관을 고친다. 하지만 만약 지금 고혈압과 당뇨가 있다면 반드시 처방받아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생활습관을 고쳐서 혈압과 당뇨가 좋아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그 기간에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 혈압을 높이는 행동을 제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대변을 볼 때 힘을 주거나 기침할 때 혈압이 올라가 뇌압을 상승시켜 뇌동맥류가 터지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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