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는 엉터리”…시민단체 부산시에 해명 요구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기웅 기자 (sisa517@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1 15: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조 서식지 관통, 멸종 위기종 순채 가시연 군락 사라져
인구 대비 한강보다 많은 낙동강 다리, 사업 타당성도 의문

낙동강 하구를 가로지를 대저대교의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 작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10월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 작성 됐다고 주장했다.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육상 곤충류 탐문 조사 8시간만에 완료는 불가능"

이들은 대저대교 환경조사기록표를 들어 물리적으로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시간 안에 조사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며 평가서의 신뢰도에 의문을 표했다.

낙동강지키기시민행동 회원들이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 거짓작성을 주장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기웅 기자
낙동강지키기시민행동 회원들이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 김기웅 기자

박중록 낙동강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은 “4차 조사 기록에 따르면 조류, 포유류, 양서 파충류, 육상 곤충류에 더해 탐문 조사까지 모든 조사가 7시간 50분 만에 완료됐다”며 “조류 조사 하나만 하더라도 7시간 50분이 필요하다”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조사기록표에 나와 있는 시간표와 실제 자료를 보면 불가능한 조사인 것을 알 수 있고 측정표가 일률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하고 대저대교 시민모니터링에도 참여한 이성숙 부산시의회 부의장은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대교 건설을 위한 맞춤형인 것이 문제”라며 “향후 낙동강 하구뿐만 아니라 환경문제가 생길 때 이 자료가 판단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부산시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조 서식지 관통, 멸종 위기종 순채 가시연 군락 사라져

월동을 위해 낙동강 하구를 찾아오는 백조 서식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낙동강 하구는 백조라고 알려진 큰고니가 매년 3000 마리나 월동하는 서식지”라며 “다른 동네가 아닌 바로 우리 부산시가 백조의 호수고 이는 세계적인 자랑거리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무수한 난개발로 인해 고니의 숫자가 1500 마리까지 줄었다”며 “대저대교는 개체 수가 반감한 백조들의 마지막 핵심 서식지를 관통한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9월 시민 모니터링을 통해 낙동강 하구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순채와 가시연 군락이 모니터링에 앞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됐다"면서 부실한 조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가시연의 경우 일반 해설사도 그 지역에는 가시연이 있었다고 증언을 할 정도로 누구나 쉽게 확인 가능했는데  "군락 발견 보도 이후 며칠 사이에 사라져 고의성을 의심했는데 실제 현장조사를 통해 고의로 제거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인구대비 한강보다 많은 낙동강 다리, 사업 타당성도 의문

이들은 낙동강 하구를 관통하는 다리가 10개나 된다며 대저대교의 사업 타당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낙동강 하구 10개의 다리는 인구비율로 따지면 한강보다 수가 많은 것”이라며 “을숙도대교의 경우 해마다 통행량이 부족해 세금으로 충당하는 실정인데 다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설득력이 빈약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문제는 다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내와 접촉하는 도로의 한계가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11월 7일 오후 1시 30분 부산 강서구청에서 낙동강 하구 문화재 보호구역을 관통하는 대저대교의 환경영향평가를 검증하는 '거짓 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