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리’ 논란 정정복 부산시체육회장 출마자, 민주당 당직 사퇴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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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옷이 맞지 않았다"...민주당 부산 갑 지역위원장 자진 하차

정치인으로서 올해 처음으로 선출직으로 전환되는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출마를 공식 선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이 11월1일 더불어민주당 남구갑 지역위원장 당직을 자진 사퇴했다. 정 전 회장의 그동안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장으로서 내년 총선 출마 후보로도 거론되면서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10월29일자 ‘정정복 부산축구협회장 시체육회장 출사표…동아시안컵 차질 우려’ 참조]

정 전 회장은 사퇴와 관련, “오는 12월27일 처음 실시되는 민선 부산시체육회장 선거는 체육이 정치에 오염되지 않게 하자는 취지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적 대리전이 아닌 부산시민과 부산체육의 발전을 위한 헌신과 열정, 그리고 스포츠 경영마인드와 실력으로 시민들에게 평가 받는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평생 사업가로 스포츠체육인으로 지내다 체육계의 어려움을 풀어보고자 1년 남짓 입어 본 정치란 옷이 아직 제게는 맞지 않았다”며 “저를 믿고 따라준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크게 받들기 위해 이제 맞지 않는 옷은 주인에게 돌려주고, 스포츠를 통한 부산시민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부산체육인의 위상을 드높이는 길에 봉사와 헌신으로 전념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이 10월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체육회장 출마 선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기웅 기자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이 10월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체육회장 출마 선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기웅 기자

첫 민선 부산시체육회장, 박희채·장인화·정정복 3파전

앞서 정 전 회장은 지난 10월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체육회 회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장직을 갖고 있던 정 회장은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체육과 정치를 분리하자는 뜻이라는 걸 아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민주당 남구갑 지역위원장에서 물러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사퇴하라는 규정이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부산체육인들은 자칫 체육이 정치에 더 예속될 것이란 우려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부산시체육회장 선거가 이후에 치러질 각 구·군 체육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염려에서다. 

부산시체육회장 선거는 지난 1월 공포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에 따라 처음 실시된다. 개정 법률은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체육이 정치에 오염되지 않게 하자는 게 취지다. 2014년에는 같은 취지로 국회의원의 체육단체장 겸직이 금지됐다. 이를 의식한 그는 체육인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와 관련, 그는 “1년간 시축구협회장을 맡아 지난 6월15년 만에 부산에서 A매치(한국 대 호주)를 성사시켰고 오는 12월 열리는 동아시아 축구대회도 부산에서 유치하는 등 검증을 거쳤다”며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부흥을 위해 일선에서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 시체육회를 이끌어가는 것이 합당하다”고 자평했다. 

현재 부산시체육회장 후보로는 정 회장 외에 오거돈 부산시장과 가까운 장인화 시체육회 수석부회장과 서병수 전 부산시장 측 인사인 박희채 전 부산시생활체육협회장이 나올 전망이다. 정 회장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오 시장 측 인사인 장 부회장과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입후보 기한은 오는 12월 16일이다. 이번 선거는 400명의 선거인단이 구성된다. 시체육회 산하 58개 회원종목단체와 16개 구·군 체육회의 회장은 당연직 대의원으로 선거인단에 포함되고 나머지 326명의 선거인단은 회원종목단체와 구·군 체육회의 대의원 중에서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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