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버럭’한 이유, 경선에 있다? 이준석 “靑, 참모진 개편 서둘러야”
  • 한동희 PD·조문희 기자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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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이준석“文, 공약 전면 수정해야 할 시점…변화 두려워해선 안 돼”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前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1월5일(화)

소종섭: 청와대 참모들이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비서들인데요. 국회 답변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맞서는 이런 모습들이 여러 차례 노출이 되면서 이게 과연 피감기관의 태도냐. 또 청와대의 어떤 권력집중현상을 보여주는 한 단면 아니냐, 이런 평가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준석 전 최고의원과 함께 이 문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국회운영위였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질의를 하고 있는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갑자기 뒤에서 일어나서 삿대질하며 반박하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 좀 연출됐는데요.

 

“강기정, 개인적으로는 경선 준비한 것”

이준석: 강기정 수석은 경선준비 하신 거죠. 광주에 출마하실 게 뻔하기 때문에. 원래 광주에서 3선 하셨잖아요? 광주에 출마하시면서 ‘나는 나경원이랑 싸웠다.’ 

소종섭: 그걸 훈장으로 달려고 했던 것 아닌가?

이준석: 그렇죠. 왜냐면 솔직히 그게 경선에서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국회의원이 되면 나경원 같은 사람이랑 싸우겠다는 걸 보여주는 거 아닙니까.

소종섭: 지난번에 조국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입법부와 행정부는 구분이 돼 있는 거고. 국회에 출석해서 청와대 참모들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일종에 청와대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들도 있지 않습니까.

이준석: 그런 비판은 팀이 받는 거고 팀이야 그것 때문에 벌칙으로 자유투를 맞든 알 바 아니고. 개인은 이번 판에 경선에 어필할 수 있는 그런 행동을 했다. 왜냐면 광주에는 아무리 강기정 수석이라고 하더라도 상향식 공천 하에서는 또 센 사람이랑 붙을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어필하기에 좋은 아이템이었다, 이렇게 봅니다.

소종섭: 개인적으로는 선거운동을 잘 한 거다? 

이준석: 결국 경선이 본선이니 세게 붙을 텐데 강기정 이름 석자 각인시키기에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봅니다.

소종섭: 정의용 안보실장도 얼마 전에 북한 미사일이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고. 노영민 실장 같은 경우 “대통령을 닮아 가냐?” 이렇게 야당의원이 얘기하니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굉장히 받아치고. 최근 그런 모습들이 자주 보이는 것 같아요.

이준석: 우선 안보실장이 이동식 발사대여서 미사일을 못 쏜다고 한 거. ICBM 못 쏜다고 한 거. 이런 것 때문에 제대로 내용은 파악하고 답변하는 거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과거에도 강경화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하는데 그당시 우리가 보유하지도 않은 F35가 훈련에 참여하겠다, 얘기해가지고 도대체 내용은 알고는 얘기하는 거냐. 이게 그 유명한 F thirty five 발언이거든요? (웃음) 그런 면에 있어서 사실 기획된 오류들은 아닐 거고. 전문성이 부족한 거 아니냐는 지적 받을 수밖에 없죠.

소종섭: 전문성 부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돌지 않습니까? 그런 시점에서 내년 총선이 있다 보니 참모들의 조급함? 일종의 선거운동 차원에서 일부러 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국정운영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 그리고 야당을 협치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적폐로 보는 인식, 청와대 중심으로 국정을 끌고 간다는 자신감이 어우러져서 참모들이 계속 이렇게 국회의원들하고 부딪치는 모습들로 표현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더라고요.

 

“청와대, 참모진 개편 타이밍 잡아야”

이준석: 청와대 입장에서 지금 참모진을 빨리 비워내야 된다.

소종섭: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이준석: 네. 저렇게 이상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이상, 빨리 비워내야 된다. 타이밍 못 잡으면 또 그만큼 청와대가 책임질 일이 있을 거다. 예전 장하성 실장을 비워내야 될 타이밍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비워내지 못하고 자꾸 내년 하반기에 경제 좋아질 거다. 왜 좋아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드러난 거는 다 거짓말이었고. 그러다 주중대사로 보내면서 또 한 번 핀잔 들었죠. 이런 과정들이 인사는 적시가 중요한 건데 적시가 아닌 인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걸 보여줘요. 솔직히 말하면 강기정 수석의 이번 발언은 제가 봤을 때 ‘나 빨리 총선 준비하게 내버려둬.’ 이런 것 같은 느낌으로까지 들리거든요? 왜냐면 조급함이 꽤 있을 거예요. 김현미 장관 같은 경우, 유은혜 장관 같은 경우도 그렇고. 정확히 출마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청와대가 가름을 안 터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혼란이 계속 될 거다, 이렇게 봅니다.

 

반환점 도는 문재인 정부, 어디로 흐를까

소종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와 정부의 쇄신, 그리고 총선과 관련돼서 출마할 인사들에 대한 빠른 정리가 요구된다는 이준석 최고위원의 분석입니다. 여당의원들이 야당의원들과 싸우는 게 보통인데, 이번 같은 경우 특이한 게 청와대 참모들이 윽박지르는 상황이 되면서 어떻게 보면 민주당 의원들은 잘 나서지 않아요. 이런 것도 결국은 총선을 의식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준석: 그렇죠.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시점에서 자기들은 경선이라는 룰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나서질 않는 거죠). 어느 시점에는 또 강성행보를 보여야 될 타이밍이 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 조국 수호전쟁을 보면서 거기 판에 잘못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봤기 때문에 그 두려움도 있을 겁니다. 왜냐면 조국 수호전쟁에 돌입하기 전까지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도 어떤 생각이었냐면 경선만 이기면 수도권에서는 우리가 본선에서 유리할 거야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경선에서 잘못 휩쓸리니까 나중에 본선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약간 주저하는 지점이 생긴 게 아닌가, 이런 생각 합니다. 사실 표창원 의원이나 이철희 의원, 금태섭 의원 법사위에서 최전선에서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본인들 봤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조금은 몸 사릴 것 같습니다.

소종섭: 법사위가 지옥 같았다는 거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  쇄신, 개편 얘기도 했는데 임기 반환점 도는 시점에서 이준석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언, 조언을 한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준석: 본인의 공략을 전부 다 수정해야 되는 상황이 왔거든요?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도 과거에 보면 증세 없는 복지부터 시작해가지고 그걸 수정해야 되는 상황이 왔음에도 수정하자는 사람을 오히려 내치고 탄압하고 이렇게 하면서 고집부리다가 정권에 레임덕이 오기 시작 했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이제 모순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가야 된다.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키겠다고 하면서 한쪽에 가가지고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손 흔들고 있고 이런 모습, 아니면 사람 먼저다, 한 다음에 요즘에는 SOC 한다고 철도, 항 먼저인 수준으로 하는 거 보면. 이 모순점들을 해결 안 하고 가면 진짜 정권 말에 큰일 나올 수 있다. 대북 평화모드라고 하면서 한쪽으로는 또 북중러에 편입되지 않기 위해서 한미일도 챙기겠다, 이런 것들이 희한한 모순들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어떤 결과들이 나오냐. 집값을 잡겠다는데 집값은 올라가고 평화모드를 가겠다는데 북한은 오히려 싫어하는 상황이 와요. (애초에) 하겠다는 거랑 전부 다 반대 방향으로 나오고 있어요. 소득주도성장 하겠다는데 오히려 빈부격차는 늘어나고. 이게 애초에 안 되는 걸 자꾸 모순적으로 밀어붙이니까 그런 건데 정리 안 하면 제 생각에는 큰일 납니다.

소종섭: 더 어려울 수 있다. 산에 올라갈 때도 물론 힘듭니다. 올라갈 때 땀나고 힘들지만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죠. 잔돌을 잘못 밟으면 넘어지기 십상이고, 훨씬 더 위험합니다. 마찬가지로 마라톤에서도 반환점 돌고 나면 그때부터 진정한 레이스가 시작이 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반환점을 막 돌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공약을 했더라도 수정할 건 수정하고 또 참모진도 개편하면서 새롭게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게 이준석 최고위원의 조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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