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하동·남해군·진주시 공무원 잇따른 구설
  • 부산경남취재본부 허동정 기자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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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공무원, 만취 상태에서 행인에게 성행위 요구 추태
하동군 보건소장, 갑질·성희롱·조롱 등으로 대기발령
진주시장 친척 관련 시내버스 회사에 봐주기·특혜 논란 계속

서부경남권인 산청·하동·남해군과 진주시 등에서 공무원과 교육자, 군의원, 기자 등 소위 기득권층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산청군에서는 공무원의 행인 성추태 사건이 발생했고 하동군에서는 고위 공직자 갑질과 교육자 아동학대 사건 판결로 떠들썩했다. 남해군에서는 군의원 전용주차장 논란이 일었고, 진주시에선 부산교통 대표와 진주시장 간 계속되는 논란과 특정 언론사 기자의 불법 고리대금 사업과 모욕혐의에 따른 실형 선고도 있었다.

성추태 사건은 산청군 6급 공무원 A씨가 진주시에서 한 음란 행위를 말한다. 이 사건은 산청군 최대 축제인 한방축제 당시 일어났다. 축제가 열리던 지난 9월 30일 A 씨는 퇴근 후 동료 공무원들과 주거지인 진주시로 장소를 옮겨 술을 마신뒤 만취상태에서 귀가하던 중, 진주시 청소년수련관 인근을 지나던 행인 2명인 시어머니와 며느리에게 성추태를 보였다. 그는 이들 앞으로 다가가 바지를 내리고 중요부위를 보이며 성행위를 요구했다.

기겁한 며느리가 신고했고 경찰은 A씨를 연행해 조사했다. 검찰은 벌금 200만 원에 A 씨를 약식기소했다. A 씨는 “이번 일만 아니었으면 내년 초 사무관 승진 대상인데 만취상태에서 발생된 한순간의 실수였다”며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청군 관계자는 6일 “아직 경찰 최종 결과 통보가 오지 않았다.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직위해제 상태이고, 법원 처분결과에 따라 파면 등 인사 조치될 예정이다.

하동군보건소 전경 ⓒ 연합뉴스
하동군보건소 전경 ⓒ 연합뉴스

하동군보건소장 갑질과 성희롱 논란, 대안학교 교장 어린이 폭행으로 구속

인근 하동군에서는 하동보건소장이 직원 성희롱과 비하, 폭언, 갑질 등 혐의로 정직됐다. B 소장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알려진 그의 성희롱과 갑질 행태는 연말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손을 만지거나 겨드랑이에 손을 넣는 등 신체 접촉, 임신한 여직원 ‘배뿔래기’라고 조롱, 이 여직원이 몸이 무거워 정시 퇴근하는 것을 보고 ‘땡순이’라고 부르거나, 다른 여직원에게 “어린 애들이 타주는 차가 맛있다”고 하는 발언 등이다.

이와 함께 보건소 회식을 하겠다며 근무시간에 생선회를 가져오도록 하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결재를 미룬 것 등으로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일자 하동군 공무원노조는 지난 7월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에 B 소장 징계를 요구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B 소장도 참석했다. 그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전혀 없었다. 사실이 명확히 밝혀지면 행정처분이나 다른 처분을 뭐든지 달게 받겠다”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위법한 처분을 바로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임신한 직원에게 흔히 좋아하는 말로 ‘배뿔래기’라 애칭으로 부른 적이 있고, 복도에서 직원을 마주치면 퇴근할 때 인사로 ‘땡’ 하면 여직원이 ‘순’ 이렇게 인사처럼 한 적이 있다. 모욕을 준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동군에 따르면 현재 B 소장은 경남도 3개월 정직 징계 후 하동군에 의해 현재 대기발령 중이다.

하동군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갑질 문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B 소장 스스로 말을 하면서 인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 문제는 군 감사계가 조사를 별도로 했다. 성희롱 부분은 감사내용에는 들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동군 기숙형 대안학교 한 교장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어린이를 폭행했다. 그는 어린이에게 회초리 80대를 때린 혐의 등으로 법정구속됐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상습아동학대 등으로 하동군 대안학교 C(48) 교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C 교장은 2014년 하동군에 기숙형 대안학교를 설립을 전후로 체벌을 시작했다. 대안학교 설립 전 서당을 운영한 교장은 아침 식사를 늦게 먹는다는 이유 등으로 회초리를 들었다. 그는 아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죽을죄를 지었다”며 용서를 구했지만 회초리로 종아리 80대를 때렸다.

다른 남자 아이에게는 학교를 무단이탈했다며 대나무 뿌리로 발바닥 100대를 때려 발톱이 부러지고 피멍이 들게 했다. 교사와 말다툼을 하고 심부름을 시켰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목검, 회초리 등으로 후려쳤고, 뺨을 때리고 발로 얼굴, 배 등을 가격하기도 했다.

 

진주시, 부산교통 논란 이어 언론 기자 불법대부와 모욕 혐의로 실형 선고

진주에서는 조규일 진주시장과 친척 관계인 부산교통 대표와 관련한 논란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교통 대표는 조 시장의 큰아버지고 아버지가 임원인 회사다.

부산교통은 지난해 6월 초선인 조 시장이 당선되고 취임 직후 시내버스 6대를 동원해 전격적인 불법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불법확정 판결했음에도 운행을 계속함에 따라 ‘법 위 군림’ 등 지적이 있었다.

진주 지역 시민단체는 시가 과징금 부과로 징계를 끝내려 한다며 “친척 회사 봐주기” “특혜” 등을 주장했고, 급기야 ‘주민소환’을 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진주지역 언론 종사자 불법논란도 도덕적 문제의 한 단면이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지난달 16일 모욕 및 대부업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모 언론사 D(57) 기자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D 기자는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동업자 2명과 공모하거나 단독으로 82회에 걸쳐 23억 7000여만 원을 빌려준 혐의를 받았다. 이 중 24차례는 법률상 최고이자인 연 30%를 초과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D 기자는 지난해 8월 진주시청 출입기자가 지정석을 비켜달라고 요구하자 욕을 하고, ‘가정교육이 의심스럽다’는 등 글을 SNS에 올려 해당 기자를 모욕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법원은 D 기자에 대해 지역 기업체에 비난 기사를 내고 광고를 받아낸 혐의, 산청군 걷기대회와 한방약초축제 개최 과정에 위법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를 한 후 광고비를 요구한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광고 부분은 혐의 입증이 안 돼 무죄 선고됐다.

이 문제와 관련, 민중당 진주시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논평을 했고, 6일에는 진주진보연합이 성명서를 냈다. 진보연합은 성명을 통해 해당 언론사에 ‘관련 기자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진주시에는 ‘해당 기자에 대한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 모든 공공기관은 ‘보도자료 제공, 광고, 후원, 협찬 등을 즉각 중단할 것’ 등 3개 항을 요구했다.

진주시민축구단 이사회 E 회장 선임 자격 논란도 있었다. E 회장은 진주지역 일간지 대표를 맡고 있다.

민중당 진주시위원회는 “E 회장은 자기 아들 결혼 소식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신문 1면에 실어 지면 사유화 논란을 불렀고, 배임수재 전력도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언론사 사주를 시민축구단 이사회 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전형적인 관언유착”이라고 봤다.

이에 진주시는 “E 회장은 오랜 기간 축구 관련 활동을 펴온 바 있고, 시민축구단 이사회 15명의 결정으로 이사회 회장이 된 것”이라며 “이사회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문제 될 건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한 언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남해군, 군의원 전용 주차장과 각 행사 의전 논란 

남해군에서는 군의원 전용 주차장 문제로 ‘귀한 분’ 논란이 일었다. 남해군청 앞마당은 부지 자체가 협소해 주차난이 가장 심각한 자치단체 청사 중 한 곳이다.

이곳에 남해군의회가 일부 주차공간을 사실상 의원 전용 주차공간으로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59대를 주차할 수 있는 이 공간에 공용차량 40대를 제외하면 민원인 사용 가능한 주차 수는 19대다. 가뜩이나 협소한 이곳에 빨간 고깔모자 모양 주차방지용 ‘라바콘’을 세우고 사실상 의회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해 주민 반발을 샀다.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지나친 의전 문제는 남해군에서 자주 일어난다는 지적이 있다.
경남도립남해대학은 지난 5월 29일 오후 2시 한울대동제 및 체육대회 개회식을 열었다.

이 개회식에서 귀빈 소개 등 사전행사가 30분정도 이어지자 애먼 학생들이 곤욕을 치르면서 논란이 일었다. 개회식 당시는 30도가 가까운 초여름 날씨였지만 정치인과 지역인사들이 잇달아 소개됐고, 이들의 인사말, 축사 등이 계속되면서 축제장은 ‘과다 의전’ ‘학생 땡볕 방치’ 등으로 문제가 됐다.

남해군 지역신문 한 기자는 “남해군 행사 시작 전에 귀빈소개와 축사, 국민의례, 개회사 등 5분도 지겨운 상황이 15분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실제 시간을 재보면 대부분 15분이 넘는다. 귀빈은 국회의원이 참석 못하면 인사말을 대독하는 등으로 주로 정치인들의 말잔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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