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반환점 돈 文] 서서히 떠오르는 ‘원조 親文’
  • 구민주·유지만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1 10:00
  • 호수 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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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전반기, 100대 인물·100대 요직의 변화

2017년 모두에게 갑작스러웠던 ‘장미 대선’이 치러진 후, 마땅한 인수위원회도 없이 첫발을 뗀 문재인 정부. 그렇기에 과연 누가 어떤 자리를 맡아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이끌어 나갈지, 인물 면면에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쏠리던 그해 여름이었다.

각 언론사들은 너도나도 ‘문재인의 최측근’ ‘문재인 정부 핵심 실세’를 찾고 50인, 100인 이름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요직’ 등 당·정·청 주요 보직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대선을 함께 뛰며 대통령과 승리를 나눈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이 고루 명단에 담겼고, 주요 보직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회자되던 많은 ‘문재인의 사람들’은 임기 절반이 지나고 있는 지금, 어느 자리에서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누가 그 자리를 떠났으며, 또 새롭게 떠오른 인물은 누구일까.

시사저널은 문재인 정부 출범 무렵 여러 언론매체들과 전문가들이 선정·발표한 ‘문재인 정부 파워 엘리트’와 ‘문재인 정부 핵심 요직’ 등의 자료를 취합했다. 이를 통해 ‘파워 엘리트 100인’과 ‘문재인 정부 100대 요직’을 재구성했다. 이들 인물과 자리의 지난 2년6개월 집권 전반기 동안의 변화를 점검했다. 정권 출범 무렵 직함은 2017년 6월30일을 기준으로 했고, 현재 직함은 2019년 11월7일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정부 요직 인사의 경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인사와 현재 인사를 기준으로 변화를 정리했다.

ⓒ 일러스트 오상민
ⓒ 일러스트 오상민

양정철·노영민의 복귀, 원조 친문 결집 신호탄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문 대통령은 계파를 없애고 탕평인사를 추진하기 위해 최측근이라 불리는 이들과 일부러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핵심 측근의 상징적 존재였던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모두를 어떠한 요직에도 앉히지 않았으며, 오히려 친문으로는 보기 어려웠던 임종석 전 의원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기 첫날 가장 먼저 임명했다. 다만 청와대 실무진에는 자신의 대선 캠프를 주도했던 ‘광흥창팀’ 중심의 측근들을 기용해 업무의 연속성을 취했다.

그러나 이후 임기 초중반을 넘기면서부터 문 대통령 주변은 원조 친문들로 속속 다시 채워졌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정치 일선 복귀 등 문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줄곧 손사래를 치며 소극적이던 3철의 역할 반경이 다소 넓어졌다. 대선 당시 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으며 원조 친문으로서 역할을 해 온 노영민 비서실장의 임명 또한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 요직 인사 중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도 꽤 있다. 교체가 없는 자리는 주로 외교·안보라인이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교체 없이 직무를 이어오고 있다. 또 집권 초 파격 인사로 주목을 끌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교체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현종 안보실 2차장 인사도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현재 대북관계 및 북·미 외교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김 차장을 안보실로 들이면서, 정부가 국제통상 분야를 안보정책의 중요한 어젠다로 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주중대사로 임명하면서, 대통령의 측근 인사를 중국에 보냈다는 시그널도 보냈다.

서훈 국정원장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대북 휴민트에 있어서는 서훈이 최고”라는 말처럼, 서 원장은 대북 관계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남한을 압박하고 있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서 원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거취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정권 출범 때부터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 장관은 최근 신도시 계획 발표 과정에서 지역구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내년 총선 출마가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 안에 있을 개각을 통해 새로운 부처 보직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처 장관 중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눈에 띈다. 그동안 강성의 여성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던 박 장관이었지만, 조직을 이끄는 수장 자리에서 안정적인 조직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검찰이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자 “검찰이 너무 전통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스타트업 및 신산업에 강력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권력기관에서는 단연 검찰 인사가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윤석열 현 검찰총장을 앉혔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중 윗선의 압력을 폭로하고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앉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 총장은 이후 승승장구해 적폐 수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총장 자리까지 올라갔다.

 

1기 내각 인사 중 상당수 총선 도전 

경제정책 측면에서는 장하성 전 정책실장에 이어 공정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던 김상조 정책실장을 배치해 연속성을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창한 장 전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후임자를 김수현 전 실장으로 임명한 이후 다시 김상조 실장으로 이어지는 인사를 단행하며 집권 후반기에도 경제정책 어젠다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제부총리에는 관료 출신인 홍남기 부총리를 앉히면서 장하성-김동연 투톱 체제에서 김상조-홍남기 체제로 변화를 꾀했다.

1기 내각에 입성한 인사 가운데 현재 상당수가 내년 총선 준비에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현재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역시 수도권 각지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도 최근 총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정권 초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던 이들의 극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 80%까지 치솟을 정도로 유례없이 높았던 임기 초 문재인 정부 지지율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차기 대선후보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미투로 인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휘말리며 사실상 차기 주자 대열에서 멀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여권 내 유력 주자 중 한 명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선거법 위반 혐의가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며, 대법원 판결로 대반전을 노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차기 대권 1위로 올라선 이낙연

그사이 떠오른 주자는 친문계는 아니지만 정권 출범부터 현재까지 최장수 국무총리를 수행하고 있는 이낙연 총리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의 기간 동안 꾸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쌓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치고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이 때문에 그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한때 이 총리가 조만간 사퇴하고 총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이 총리 측 인사는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가 물러난 이후 차기 총리감에 대해서도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 연말까지는 이 총리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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