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2025년부터 일반고로 모두 바뀐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1.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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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 발표···과학고·영재고는 제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월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월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는 2025년 3월부터 전국의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 일반고로 전환된 후에도 학교 명칭은 동일하게 사용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도 운영할 수 있다. 

교육부는 11월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시기는 오는 2025년 3월부터로 5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이들 학교에 대한 일반고 전환 방침의 핵심은 선발 권한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에 따라 전국 단위 모집을 해온 49개 학교의 모집 특례가 폐지된다. 전환된 학교가 평준화 지역에 속해 있다면 해당 지역의 배정 방식을 따라야 한다. 즉, 민사고는 강원교육청,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이 결정하는 방식의 정책으로 광역단위 모집을 하고, 무상교육으로 편입된다. 

올해를 기준으로 전국에 소재한 자사고는 42곳, 외고는 30곳, 국제고는 7곳이다. 일괄 전환이 예고된 만큼, 내년부터 자사고ㆍ외고 운영성과 평가도 이뤄지지 않게 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일괄전환 배경으로 올해 이뤄진 운영성과평가와 교육계 혼란을 이유로 들었다. 지정 취소가 결정된 학교들의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고 내년에 48개 학교에 똑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괄 전환 시기를 앞당겨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일괄 전환 대상에 과학고와 영재고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괄 전환이 예고된 자사고의 경우 교육과정 운영 등이 일반고와 유사하고, 외고ㆍ국제고는 외국어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이 미흡한 점이 일반고 전환의 배경으로 꼽혔는데 과학고와 영재고는 진학률로 봤을 때 설립 취지에 부합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입학하는 아이들이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을 많이 받는다는 우려가 있어, 이들 학교의 선발 방식은 앞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에 즉각 착수해 4개월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시행 시기가 다음 정부로 넘어가지만, 시행령 개정을 다시 할 만큼의 여론 변화는 없으리라고 교육부는 예상한다. 

일괄 전환 시기인 2025년에는 고교학점제도 전면 시행된다. 이에 교육부는 개인의 수준과 진로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일반고의 교육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5년간 2조 원을 지원하는 등 고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현재 고등학교가 '일류·이류'로 서열화돼 위화감 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11월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교육 격차가 사회계층 격차로 이어진다는 국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약 4%를 차지하는 외고·자사고 등에서 우수 학생을 선점하고 비싼 학비와 교육비가 소요되다 보니, 고등학교가 사실상 '일류·이류'로 서열화되고, 고교 진학 경쟁이 심화돼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고, 학교·학생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학입시에서는 특기자 전형이 일부 고교에 유리하게 돼 있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일부 '고교 프로파일' 정보가 불공정하게 사용된다는 의심이 있다"며 "자사고·외고 등이 입시에 치우쳐 당초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일괄 전환 전에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외고·국제고 신분을 보장하고, 일반고 전환 후에도 학교 명칭과 특화된 교육과정은 그대로 보장하겠다"며 "입학 방식만 바뀌는 것이므로 자사고·외고 폐지가 아니라 일반고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고에 대해서는 "진로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맞춤형 교육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하겠다"면서 "교원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일반고 환경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이 동석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고교 서열화 및 불평등 해소 방안을 크게 환영한다"며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 평등의 시대를 여는 결정이며, 성적과 경쟁의 시대를 넘어 성장과 협동의 시대로 넘어가는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자사고 폐지를 전면 제기하면서 많이 씨름했는데, 교육청의 의제가 국가 의제가 되는 날이라 감개무량하다"며 "서민 자녀가 다니는 일반고가 공교육의 중심에 서도록, 학교 간 서열화 시대에서 학교 내 다양성 시대로 전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이제 더는 아이들을 한 줄로 줄 세우는 교육은 안 된다"면서 "모두가 각자 가진 끼와 꿈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맞춤형 교육을 뛰어넘어 학생 스스로 교육과정을 짜도록 고교학점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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