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윤석열, ‘조국 사태’ 후 불편하고 찜찜한 첫대면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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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적 신임→조국 수사 과정서 ‘밀월’ 깨져
文대통령, 수차례 尹총장 직접 겨냥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7월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월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처음 대면한다. 청와대 회의에서 다른 고위공직자들과 함께 만나는 것이지만, 세간의 이목은 두 사람의 찜찜한 현재 관계에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월8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연다. 당초 10월31일 일정이었다가 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하며 연기됐다. 

회의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김오수 법무부 차관 등과 함께 윤 총장도 참석한다. 

회의 테이블엔 법조계 및 고위공직자 전관예우 근절 대책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방지 대책, 사교육 시장 불공정성 해소 대책 등의 주제가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내용보다 관심을 모으는 건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엄청난 신임과 함께였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정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주기 바란다"며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 달라. 그래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숙원인 검찰 개혁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방점은 '살아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사'보다 '검찰 개혁'에 찍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윤 총장이 수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골 기질을 보였던 것처럼 검찰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여 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취임 한 달 후인 8월27일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문 대통령과 윤 총장간 밀월은 깨졌다. 문 대통령은 9월30일 조 전 장관으로부터 법무부의 검찰 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검찰에 자체적인 개혁 방침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해 "검찰총장에게 지시합니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 본격화, 부정적인 여론 확대 등 속에서 결국 10월14일 사퇴했다.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의 지휘관 격이었던 조 전 장관이 물러남으로써, 윤 총장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사퇴 직후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원했으나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조 전 장관 사퇴 후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윤 총장은 검찰 개혁에 동의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어떤 사건이든 원칙대로 처리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며 '건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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