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선 불복 시위 격화…女시장 강제 삭발까지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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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대통령 당선 조작 의혹으로 폭발…학생 등 3명 숨져

볼리비아 시민들의 대선 불복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학생이 사망한 데 이어 지방에서 여당 소속 여성 시장이 머리카락을 잘리는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볼리비아 중부의 소도시 빈토의 파트리시아 아르체 시장으로 집권 여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이다.

11월7일(현지시각) 반정부 시위대는 아르체 시장을 맨발인 채로 마을까지 끌고 나와 강제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온몸에 붉은 페인트를 부었으며, 이후 시청사에 불을 지르기까지 했다.

이후 경찰에 구출된 아르체 시장은 회복 중이며, 여당은 시위대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대선 결과 불복 야간집회 벌이는 볼리비아 시민들 ⓒ 연합뉴스
대선 결과 불복 야간집회 벌이는 볼리비아 시민들 ⓒ 연합뉴스

모랄레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르체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극빈자 정책에 대한 원칙을 얘기했다고 해서 잔인하게 납치했다"고 말했다.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도 "시위대에게는 여성이고, 검소하고, 치마를 입으면 범죄가 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으로서 볼리비아에 파시즘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10월20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의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이에 반대하는 친여 시위대의 충돌이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20세의 학생을 포함해 모두 3명이 숨지기도 했다.

당시 모랄레스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당선됐으나, 당시 개표가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후 갑자기 결선투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고, 이에 야당에서는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06년 당선된 모랄레스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당선 횟수 제한을 풀어 이번 당선으로 오는 2025년까지 집권하게 됐다.

야당은 모랄레스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군에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1월6일 해군 행사에 참석해 "군대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현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볼리비아군은 중립을 지키고 있습니다.

11월7일(현지시각)에도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 도중 20세의 학생이 숨졌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학생은 코차밤바에서 벌어진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찬반 시위대의 충돌 중 심각하게 다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정치권이 인종 간 증오를 부추겨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서 무고한 희생자가 생겼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10월20일 대선 이후 벌어진 시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여시장 강제 삭발 사건이 발생한 빈토는 전날 20세 학생이 사망한 코차밤바 인근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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