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만찬서 황교안‧손학규 ‘고성’…꼬인 정국 풀릴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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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저서 여야 5당 대표와 첫 회동…막걸리 마시며 2시간50분 대화
선거제 개편 관련 황교안-손학규 고성 주고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1월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선거제 개혁안을 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설전을 벌이다 고성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5당 대표 초청 만찬 ⓒ 청와대 제공
여야 5당 대표 초청 만찬 ⓒ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며 외교‧안보, 민생, 선거제도 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초 청와대는 이번 만찬이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여야 대표가 조문한 데 대한 답례 차원인 만큼 정무적 의미를 배제한다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비정치적이지 않았던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주요 국정 현안 협의를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복원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회동 결과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며 “특히 황교안 대표도 당에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8월 구성에 합의한 기구다. 애초 분기당 1회 개최가 목표였으나, 지난해 11월 첫 회의가 열린 뒤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편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여야 대표들 간 의견 차가 돌출하면서 식사 중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정동영 대표는 브리핑에서 “황 대표는 선거제 개편을 한국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혀서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며 “그에 대해 다른 당 대표들은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고성이 오고갔다”고 밝혔다.

고성을 주고받은 사람들은 황교안 대표와 손학규 대표였다. 손 대표가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황 대표가 발끈하며 “그렇게라니요”라고 맞받아쳤다는 것. 분위기가 격앙되자 문 대통령이 두 손으로 자제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리는 상황까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후 두 사람은 목소리를 높여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한 뒤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동영 대표는 “뜨거운 논쟁과 토론이 진행됐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오랜만에 싸울만한 것 가지고 싸웠다. 이런 정치토론은 자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손 대표가 기분 나쁘진 않으셨다”며 “오랜만에 서로 소통의 장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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