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성노예 아냐, 한국도 인정” 일본이 억지 주장한 배경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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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합의 때 확인했다고 日외교청서에서 돌연 주장
한국 “정부 공식 명칭 확인했을 뿐 동의한 적 없어” 반박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성노예’라고 표현하지 말아 달라는 일본 측 요구를 한국 정부가 받아들인 것처럼 공식 문서에 기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8월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소녀상 모습 ⓒ 시사저널 고성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8월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소녀상 모습 ⓒ 시사저널 고성준

일본 외무성이 펴낸 2019 외교청서(백서) 29쪽에는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선 안 된다. 이런 점은 지난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 기술대로라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한국 정부도 수용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 국제사회에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본이 지난 4월 발간한 2019년 외교청서
일본이 지난 4월 채택한 2019년 외교청서
일본 외무성이 펴낸 2019년 외교청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코너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 2019 외교청서 캡처
일본 외무성이 펴낸 2019년 외교청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코너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 2019 외교청서 캡처

한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성노예라는 용어 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주장처럼 ‘한국 정부도 성노예라는 표현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했는지’는 이와 다른 문제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우리 측이 일본 측에 확인해 준 것은 이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공식 명칭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라는 것일 뿐 성노예 등 표현과 관련한 다른 확인은 해준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본이 엉터리 주장을 내놓은 배경은 201년 한‧일 위안부 합의 비공개 부분에 있다. 당시 합의 과정을 검증한 한국 측 태스크포스(TF)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측이 한국 정부가 앞으로 ‘성노예’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고 박근혜 정부는 “공식 명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임을 재차 확인한다”고 대응했다고 설명돼 있다.

이에 대해 TF 측은 보고서에서 “이런 한국 정부의 대응이 ‘성노예’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나, 일본 쪽이 이러한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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