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10월 경남 고용시장…量과 質 모두 악화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3 17: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경제활동인구 늘고 제조업·36시간 이상 취업자 줄어

경남의 10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3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9월(-2만4000명)보다는 다소 증가했지만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정규직이 많아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도 감소했고, 경제활동 중심축인 20, 40대 취업자도 감소했다.

정부 주도의 단기 일자리 일색인 60대 이상 고령층 중심으로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마저 감소하면서 고용의 양(量)과 질(質) 모두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근본적인 고용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미약”

동남지방통계청이 11월13일 발표한 ‘2019년 10월 경상남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76만7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3000명 늘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보여주는 고용률은 61.9%로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년대비 0.1%P 상승한 67.2%였다.

실업자 수는 전년대비 1000명 늘어난 5만3000명으로 지난 9월(4만9000명) 이후 또 다시 5만명 이상 대로 증가했다. 10월 실업률도 전월 대비 0.2%P 상승한 2.9%로 높아졌다.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 증가폭은 7000명으로, 경제활동인구는 4000명 늘고 비경제활동인구는 3000명 늘어났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점은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1만6000명 줄었다. 반면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 업종 취업자가 2만명 증가했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와 민간기업 투자 부진이 제조업 고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취업자가 단시간 근로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76만7000명인 취업자 중 주당 취업시간 36시간 이상은 136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6만명 감소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36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5만4000명 증가했다. 이중 취업시간이 17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12만9000명으로 3만4000명 늘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상용직인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단기 근무 취업자가 늘어난 셈이다. 전체 취업자 평균 취업시간도 41.6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시간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월에 비해 4000명 증가했지만, 1년 전에 비해 1만3000명 줄어 들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10월 8000명 감소로 돌아섰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00명 줄었다. 투자와 소비 부진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경기 여파가 자영업 전반으로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로는 20대(-1만9000명)와 40대(-1만2000명)가 취업자 감소 추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30대 취업자는 1000명, 50대 2000명, 60대 이상 1만1000명 증가했다. 이중 65세 이상에서만 4000명이 증가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남의 10월 고용동향을 종합해보면, 취업자가 단시간 중심으로 늘어났다. 또 비경제활동인구가 매월 3000명 이상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취업을 포기하는 인구와 단시간 근로로 생계유지에 급급한 인구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남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악화되면서 근본적인 고용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미약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