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아니라 사랑을 믿기로 했다”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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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 시사저널 강연서 일상의 소중함 역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행복은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지키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11월13일 저녁 7시, 서울 용산 시사저널 강당에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는 주제로 강연했다. 유박사는 지난 2월13일 10시간 동안 뇌종양 수술을 받고 8개월 동안 투병하며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다. 그는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서 최인훈 작가의 《회색인》을 인용해 “혁명이 아니라 사랑을 믿기로 했다”고 강연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역설했다. 아직도 회복이 덜 돼 일부 발음이 부정확한 상태인 그는 불과 며칠 전에야 입으로 물을 조금씩 마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삼킴 기능이 좋지 않아 튜브로 물을 넣었다는 것이다.

유박사는 “상황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견뎌내고 나아가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구든 병마나 사고, 재난 등을 당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어떤 상황에서건 개인이 해야 할 몫이 있다고 했다. 그는 병상에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는 책을 냈는데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글쓰기이고 저술이었다. 또 제2의 삶을 살게 된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글을 쓰는 것은 힘이 들면서도 견디는 힘을 키우는 일이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11월13일 저녁 서울시 용산구 시사저널 강당에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11월13일 저녁 서울시 용산구 시사저널 강당에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저기가 아니라 여기를 바라보는 삶 살겠다”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그에게 일상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었다. 유박사는 “행복은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지키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동안 나는 큰 삶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지식인으로서 시대의 고민을 껴안고 살아왔다. 이제는 소소한 삶, 작고 가벼운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은 저기를 바라보는 삶이 아니라 여기를 바라보는 삶이다”라고 말했다. 그동안은 지나고 나서야 가을을 느끼곤 했는데 처음으로 가을을 한복판에 들어가 껴안고 살고 있다는 그의 제2의 삶이 기대된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11월13일 저녁 서울시 용산구 시사저널 강당에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11월13일 저녁 서울시 용산구 시사저널 강당에서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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