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철거 최후통첩…“묵묵부답 南, 귀머거리에 생주정”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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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우리식 개발할 것…남조선 끼어들 자리 없다”

북한이 금강산 남측 시설 일방철거를 알리는 최후통첩을 한국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에 대한 한국의 답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월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월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 ⓒ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월15일 “우리는 11월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 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최후통첩에 대해) 남조선 당국은 오늘까지도 묵묵부답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월29일과 11월6일 우리의 확고한 의사를 거듭 명백하게 통지해주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10월28일과 11월5일 금강산 문제에 관한 대면 협의를 전제로 한 통지문을 북한에 보낸 바 있다. 이에 북한은 “문서로 협의하자”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외래어도 아닌 우리말로 명명백백하게 각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당국은 ‘깊이있는 논의’니, ‘공동점검단의 방문 필요’니 하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주장했다. 

원색적인 단어로 비판하는 특유의 문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당국은 귀머거리 흉내에 생주정까지 하며 우리 요구에 응해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금강산) 시설물들이 얼마나 남루하고 볼품없는가를 제 눈으로 보고 제 손으로 사진까지 찍어 공개할 정도로 빤드름하게 알고 있는 남측이 도대체 현지에서 무엇을 다시 점검하고 무엇을 더 확인한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10월29일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여기엔 10여 년간 관리되지 않아 허름해진 모습이 드러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물같은 남측 시설들을 우리의 금강산특구법에 따라 마음대로 처리할 수도 있는 우리가 그래도 지난 시기의 관계를 생각하여 비록 볼품없는 재산들이나마 스스로 철거해가라고 마지막 아량을 베풀었다는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간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통지문만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허송세월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 앞에, 후대들 앞에 우리가 주인이 돼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거기에 남조선이 끼여들 자리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란 제목의 논평 형식을 빌려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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