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신협’ 총자산 1000억 달성 눈앞…새 사옥 건립도 박차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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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건 이사장 “작지만 탄탄한 은행…밀양신협 이끌어 나갈 것”
1963년 5000원 자본금으로 출범…전국 5번째 안에 드는 역사 깊은 신협
우리나라 신협 최초 조합원 출자금으로 의료비 지원…타 신협이 벤치마킹

“낡고 활력을 잃었던 밀양 재래식시장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누각인 영남루를 중심으로 밀양아리랑전통시장 일원과 내이동 진장마을이 문화·예술 거리로 바뀌는 중이지요. 무엇보다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골목을 재생시키는 역할에 팔을 걷고 나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경남 밀양신용협동조합 김종건(59) 상임이사장은 밀양 자랑이 이어 졌다. 김 이사장은 밀양아리랑시장 내에 있는 돼지국밥이 유명하다며 인근 돼지국밥식당으로 향했다. 시장골목에서 만난 상인들과 일일이 안부를 묻는 김 이상은 “시장이 깨끗하지요. 이젠 재래식 시장도 변화 하고 있습니다”며 밀양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이 넘쳐 났다.

그의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963년 5000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한 밀양신협은 현재 총자산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5번째다. 조합원이 병원에 입원할 경우 10%를 지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전국 최초로 타 지역 신협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올해까지 150여 건에 3000여만원의 의료비를 지급했다. 장학금 지급, 이웃돕기 성금 지원, 자원봉사 활동 등 다양한 ‘지역사회 나눔 활동을 펼쳐 상생하는 신협상’ 구현에 힘썼다. 조합원 8000명이 넘고, 총자산 993억원 규모의 신협 경영자로서 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하는 무거운 책임을 맡고 있다.

밀양신용협동조합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종건 이사장. ⓒ시사저널 김완식
밀양신용협동조합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종건 이사장 ⓒ시사저널 김완식

조합원 병원비 10% 지원…타 지역 신협 벤치마킹

이사장으로 2년 임기를 넘긴 김 이사장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현재 아리랑시장 내에 위치한 본점을 영남루 맞은편 도로에 새 사옥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본점 이전은 조합원들의 숙원이었습니다. 1970, 80년대 밀양인구가 20만 명 넘던 시절엔 이 시장(아리랑시장)이 발도 못 디딜 정도로 인파가 넘쳐 났지요”라며 회상했다. 상징성이 있었다는 말이다.

김 이사장은 현 밀양신협 본점이 내일동 전통시장 내에 위치해 있어 조합원과의 소통·거래가 다소 위축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밀양신협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 사옥을 218평(554m²)에 3층 규모, 260의 건평으로 세워 조합원들의 편의를 위한 부대시설을 단장하고 있다.

그가 내일동이란 지역에 사옥을 올리는 이유는 또 있다. 조합원과의 소통·거래 위축 문제도 있지만, 밀양시가 이 지역을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도심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조합원으로 하는 신협이 행정기관의 사업에 부합하는 것 또한 바른 걸음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조합원들과 소통과 화합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만인은 1인을 위하여, 1인은 만인을 위하여’란 말이 있습니다. 조합원들을 가족같이 사랑하고 ‘제2의 도약’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만인은 1인을 위하여, 1인은 만인을 위하여"

그는 그러면서 “오랜 전통에 걸맞은 뿌리 깊은 신협의 위상에 맞게 따뜻하고 믿음직스런 서민 금융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밀양신협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총자산이 441억여원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충당금 증가로 이익금이 적은 가운데서도 모든 경비를 제하고 2.8%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김 이사장은 경제난으로 생산·소비가 위축되면서 신협 운영 또한 예전 같지 않다면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묘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내실 경영’을 위해 출자금 100만원 이상,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참조합원’을 현재 300여 명에서 600여 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거래 조합원 또한 큰 폭으로 늘려 신선도를 높이고 신협의 생명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또 맞춤형 금융상품의 제공으로 지역주민과 조합원의 사회‧경제‧문화적 가치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매년 밀성제일고 입학식 때마다 장학생 2명에게 각 50만원씩 장학금 100만원을 전달하고 어려운 이웃돕기‧자원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그 사례로 보면 된다.

 

1985년 26살에 취직…밀양신협 역사와 같이 한 산 증인

김 이사장은 “55년 전통의 뿌리 깊은 신협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믿고 맡겨 달라”며 “밀양신협을 1금융처럼 역동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의 인생은 밀양신협 역사와 같이 했다는 말을 주위로부터 듣는다. 1985년 26살에 밀양신협에 입사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서 나와 첫 직장으로 (밀양신협에) 취직했어요. 당시 만해도 신협이란 말조차도 생소했지요.” 그는 준비하고 공부했다. 조합원들에 비해 비교적 어린 나이였지만, 찾아다니며 어려움을 묻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34년이란 세월을 ‘밀양신협 맨’으로 역사를 같이 해왔다.
 
김 이사장은 “‘사회에 기여하는 큰 신협’을 비전으로 지역사회의 으뜸금융으로, 전국에서 모범신협이 되기 위해 임직원간 협동‧조합원에게 감동‧지역사회에 공헌이라는 핵심가치를 가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밀착형 금융 역할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밀양이 발전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밀양신협도 혁신과 체질을 개선하고 대외 소통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해 새롭게 도약하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김 이사장은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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