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철, 한·미연합훈련 연기에 “생색내고 있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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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연기 후 북한 첫 공식 반응…“적대 철회 전 비핵화 꿈꾸지 말라”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조건으로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꼽았다. 그는 미국을 향해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월18일(현지시각) 사전 실무협상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뒤 워싱턴DC 호텔을 나서는 당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 연합뉴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월18일(현지시각) 사전 실무협상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뒤 워싱턴DC 호텔을 나서는 당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 연합뉴스

11월19일 조선중앙통신은 이러한 발언이 담긴 김 위원장의 담화문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한반도) 핵 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밝혔다. 

또 “조·미(북한과 미국) 사이에 신뢰 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북한)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담화는 11월17일 한국과 미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이후 나온 북한의 첫 공식 반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합훈련 연기가 발표된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빨리 행동해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보자”고 썼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맥이 끊긴 비핵화 협상을 다시 이어갈 뜻을 내비친 셈이다. 

단 김영철 위원장은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 연기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그는 “미국이 합동군사연습 연기를 배려나 양보로 묘사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며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건 남한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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