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집단 발병’ 익산 장점마을 책임 규명 목소리 확산
  • 호남취재본부 신명철 기자 (sisa618@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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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자체들 반성·사과 잇따라…전북도 “관리소홀에 무한책임”

최근 정부로부터 암 집단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의 발암물질 때문이었다는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받은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에 관련해 책임 규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또 전북도 등 해당 지자체들의 관리소홀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잇따르고 있다. (본지 2019년 5월16일자 ‘[르포] 공장 들어서고 주민 30명이 암, “마을이 전멸했다”’ 기사 참조)

환경부는 지난 14일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 발표회를 열고 주민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유해물질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으로 불법 유기질 비료를 만들던 공장 인근 장점마을에서는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려 14명이 숨졌다.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14일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주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14일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주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공대위 “현재도 연초박 비료업체 여러 곳 가동 중…실태 조사·개선방안 마련” 촉구

이에 익산지역 2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익산환경문제해결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암이 집단 발병한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KT&G는 다른 비료업체가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하는 불법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익산 금강농산을 비롯한 전국의 비료 공장에 연초박을 계속해서 위탁 처리했다”며 “이에 대해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연초박을 공급받아 비료를 생산하는 비료업체가 전국적으로 여러 곳이 있다”며 “비료에 대한 유해성분 조사와 작업 공정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묵인·역학조사 방해한 익산시 관련자 엄중 문책해야”

공대위는 익산시에 대해서도 “연초박의 불법 사용을 알고도 묵인한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중요한 자료를 환경부에 제출하지 않는 방법으로 역학조사를 방해하기까지 했다”며 “관련자를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에 대해서는 “비료공장에 대해 2009년 환경 우수업체 표창장을 줬다”며 도지사가 마을을 방문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익산시가 지역구인 전북도의원들 역시 익산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에 관련해 정부와 전북도, 익산시에 피해구제를 촉구했다. 김정수·김대오·김기영·최영규 전북도의원은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전북도, 익산시는 장점마을 주민들의 피해를 인재로 규정하고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해 확실한 보장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선량하게 살아가던 주민들이 행정의 무능함, 업자의 그릇된 욕망, 제도적 허점으로 죽음에 내몰렸다”며 “고통에 시달리던 주민들의 피 끓는 호소와 몸부림은 행정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될 수 없겠지만 아픔을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것이라면 행정이 발 벗고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치권도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지자체들 반성·사과 잇따라…전북도 “관리소홀에 무한책임”

정헌율 익산시장과 시 공무원들이 18일 간부회의에 앞서 장점마을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묵념하고 있다. ⓒ익산시
정헌율 익산시장과 시 공무원들이 18일 간부회의에 앞서 장점마을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묵념하고 있다. ⓒ익산시

환경부 발표로 익산 장점마을 비극의 원인이 밝혀진 이후 해당 지자체들의 반성과 사과가 잇따르고 있다. 익산시는 18일 오전 비료공장 유해물질로 인해 숨진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정헌율 시장과 국·실·과장들이 간부회의에 앞서 묵념을 했다.

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암 발병 사태의 인과관계가 명백히 밝혀진 이 시점에서 우리는 처절한 반성과 함께 재발방지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앞으로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도도 지난 15일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에 대해 상급기관으로서의 관리 소홀에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공식 사과하고 “피해 보상과 환경 개선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해당 공장은 이미 문을 닫았고, 그 공장 사장도 사망해 피해 배상의 길이 막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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