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통일 한국,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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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원·노동력, 南 자본·제조업 결합…아세안 영향 미칠 것”

월가의 전설적 투자가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츠 회장이 한국을 유력한 미래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10년이나 20년 후 38선이 무너지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곳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월25일 오전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행사에서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츠 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1월25일 오전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행사에서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츠 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로저스 회장은 11월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그는 “한반도는 북한의 자원·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제조업이 결합해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남한과 북한을 결합하면 인구 8000만명의 국가가 중국과 국경을 맞닿으면서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한반도 통일로 평화가 정착되면 국방비를 다른 분야에 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잇는 동서(東西) 철길이 재건되면 한반도는 글로벌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를 비방하고 있지만 (한반도 통일은)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는 동아시아는 물론 아세안에도 대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로저스 회장은 대표적인 한반도 통일 낙관론자로 꼽힌다. 그는 2006년에 방한해 한국의 투자 가능성이 남북 통일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26일에는 전북 국제금융 콘퍼런스에서 “나는 한국이 반드시 통일될 것으로 믿는다”며 “그렇게 되면 세계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뒤에도 로저스 회장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로저스 회장은 11월11일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관해 “(김 위원장의) 협상 전략의 일부”라며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금강산에 리조트를 보유한 한국기업 아난티의 사외이사다. 

로저스 회장은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73년 퀀텀펀드를 설립했다. 이후 퀀텀펀드는 10여년 동안 42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로저스 회장을 투자의 귀재 반열에 올려놓았다. 

미국 출신의 로저스 회장은 2007년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떠났다. 아시아 시장의 투자 가치가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당시 그는 언론에 “1807년에 똑똑한 사람은 런던으로 갔고, 1907년에 똑똑한 사람은 뉴욕으로 갔으며, 2007년에 똑똑한 사람은 아시아로 간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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