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절경 남해 금산 ‘705.2m’ 고도 미스터리
  • 부산경남취재본부 허동정 기자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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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도 모르는 금산 고도, 681m, 701m, 704m, 705…실측 안 돼 ‘아무도 몰라’
남해군청 “금산이 국립공원이니 높이는 국립공원공단에 물어보라”
남해 금산과 보리암 ⓒ남해군
남해 금산과 보리암 ⓒ남해군

국내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있는 경남 남해군 금산의 높이는 몇 미터일까. 금산 높이에 대한 수치가 하도 여럿이어서, 남해 금산 높이는 수십 년째 미스터리다.

금산 높이는 남해군 홈페이지에서 기재된 내용이 통일되지 않았고, 인터넷 포털 마다 그 높이 기록이 다르다. 백과사전 등에 나온 높이도 다르고, 인터넷 지도마다 또 높이가 다르다. 인용하는 언론도 각자 다른 높이를 쓴다. 산 정상은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산 4-1번지 동쪽 끝부분이다. 금산의 높이는 681m였다가 701m와 함께 쓰이다가 704m, 704.9m 또는 705m에서 705.2m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가장 많이 쓰이는 높이는 681m다. 이유는 포털 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많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남해 금산 높이’로 네이버를 통해 검색하면 두산백과사전을 근거로 681m가 검색된다. 다음을 통해 검색하면 2016년 경남 한 일간지가 보도한 내용을 토대로 같은 높이로 나오고, 구글을 검색하면 위키백과사전을 근거로 역시 같은 높이로 뜬다. 금산 정상으로 말해지는 봉수대(망대) 아래에 설치한 표지석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높이가 적혀 있었다. 당시까지는 공식적인 높이는 681m였던 것이다.

701m는 포털 다음 지도 등에서 주로 표시된다. 이 높이는 산행안내도, 언론 등에 종종 나오고,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판 등에 기록돼 있다. 704.9m는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면 나온다. 한국지명유래집 경상편 지명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운영하는 부동산정보 포털서비스 ‘씨리얼’ 등도 704.9m를 쓴다. 남해군은 금산 높이를 갈팡질팡하며 쓰고 있다. 군 홈페이지 관련 화면과 남해읍 도로변 기념물 또는 각종 자료에 681m를 쓰기도 하고, 701m,  705m 등 혼용해 사용한다.

군이 펴낸 관광지도에는 704m로 표시했다. 2010년 한 민원인이 군 홈페이지 ‘남해군에 바란다’에 “금산 높이가 701m도 있고, 681m도 표기돼 있는데 어떤 게 맞냐”고 묻자 남해군은 705m가 맞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산 높이 관리 및 측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공식적인 금산 높이는 705m임을 알려드린다”고 부연해 설명했다. 이 답변에 따라 남해군이 쓰는 금산의 공식 높이는 705m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같은 해 남해지역 신문이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 말을 빌려 705.2m가 금산 높이라고 쓴 예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남해군에 공식적인 금산 높이를 묻자 군 관계자는 높이를 알려주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금산은 국립공원관리지역이고 군은 그곳에 아무런 행위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금산 높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물어보는 게 좋겠다”는 생뚱맞은 답변을 했다.

남해군 관계자의 말처럼 보리암과 함께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관계자는 “금산 높이는 705m”라고 말했다. 군 홈페이지 답변처럼 한려해상국립공원 안내판에도 ‘금산의 가장 높은 곳은 망대(705m)’라고 썼다. 망대는 금산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고 알려진 봉수대가 설치된 꼭대기를 말한다.

남해 금산과 관련한 포털사이트, 남해군청, 국토지리정보원 등 자료 캡처.
남해 금산과 관련한 포털사이트, 남해군청, 국토지리정보원 등 자료 캡처.

그렇다면 금산 높이는 정말 705m일까? 지난 4월 국토지리정보원이 공개한 전국의 ‘산 높이 및 위치자료’에 금산 높이는 704.9m로 기록했다. 이 높이는 항공촬영을 통해 얻은 수치다. 이 지점 좌표는 동경 127도 58분 58.23초, 북위 34도 45분 13.43초로, 흔히 금상 정상이라고 불리는 봉수대를 가리킨다. 하지만 애매하게도 금산 정상 인근에 또다른 봉우리 애기봉(705.2m)이 있는데 봉수대보다 두어뼘 정도인 불과 30cm가 높다.

남해군과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신문은 국토지리정보원 자료를 근거로 이 애기봉 705.2m를 금산의 높이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꼭대기에 애기봉, 화엄봉, 봉화대 등 봉우리가 여러 개 밀집해 있어 금산에서 가장 높은 곳을 정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산 정상인 봉수대를 꼭대기라고 알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혼란을 키웠을 가능성이 높다. 즉 누구는 애기봉을 꼭대기로 보고, 누구는 봉수대를 꼭대기로 봤다는 것인데, 금산에 꼭대기가 2개로 측정되면서 벌어진 결과란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금산의 높이는)참고용으로 제공하는 것이지, 공인된 높이는 아니다”며 “이 수치도 산에 올라서 하는 실측이 아니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실측을 할 경우 또 높이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실측에서 오차가 생기면 금산 높이 미스터리는 스토리텔링화돼 오히려 재미있는 관광 자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금산은 봉우리가 몇 개 있다. 705.2m는 애기봉이고, 704.9m는 또 다른 봉우리(봉화대)다. 가장 높은 것을 기준으로 할 때는 705.2m이다. 하지만 같은 금산에 왜 봉우리가 2개가 정상으로 관리되는지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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