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줄어드는 ‘위탁 체육’ 예산…민간 체육회 반발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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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직장운동 경기부 운영' 등 체육회 위탁 업무 내년부터 직접 수행

'직장운동 경기부 운영 위탁' 제외 등이 포함된 경남 창원시 체육회의 내년 예산안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11월27일 "내년부터 시장이 (직장운동 경기부를) 직접 운영한다"고 했다. 올해까지 직장운동 경기부 일부 업무를 체육회가 위탁 운영했지만, 민간 체육회장 체재인 내년부터는 창원시가 직접 관리하는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체육계에선 "기존 위탁하던 직장운동 경기부 업무를 창원시가 직접 집행한다면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체육과 정치를 분리한다는 기본 취지도 무색해질 뿐만 아니라 엘리트 선수 육성도 크게 후퇴할 것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23회 대한체육회 이사회 현장 ©연합뉴스
제23회 대한체육회 이사회 현장 ©연합뉴스

체육계 "창원시 직접 운영, 체육과 정치 분리 취지 무색할 뿐"

내년 1월16일 이후부터 민간인 체육회장이 창원시 체육회를 운영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를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작년 12월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내년 1월15일 이전까지 시행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제43조 2항에는 '체육단체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지방의회 의원의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체육회가 엘리트 선수 육성과 국민 생활체육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절호의 기회다"며 "정치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음을 체육회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창원시 체육회는 창원시가 주도하는 엘리트 선수 육성 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창원시 체육회는 종목 단체와 함께 지방 체육을 떠받쳐왔다. 특히 육상부, 사격부, 레슬링부 등 창원시 소속 아마추어 10개 실업팀의 선수 수급과 훈련 등 역시 창원시 체육회의 몫이었다.

하지만 창원시 체육회의 내년 상황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여태까지 위탁 운영하던 직장운동 경기부 운영 등을 창원시가 직접 수행하기 때문이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올해 창원시로부터 예산을 이전받아 집행해 온 직장운동 경기부 운영비, 우수선수 훈련지원비, 학교체육 육성지원 등이 내년엔 창원시 체육회에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변동 세부 내용은 이렇다.

올해 '직장운동 경기부 운영 민간위탁금' 예산 28억2725만원은 내년엔 창원시가 전액 직접 집행한다. 올해 창원시 체육회에 위탁돼 각급 학교 등에 지원한 '학교체육 육성지원비' 7억1600만원, '우수선수 훈련지원비' 5억8000만원도 창원시가 해당 학교 등에 직접 지원한다. 창원시-창원시 체육회-학교로 지원하던 구조가 창원시-학교로 바뀌는 셈이다.

창원시 체육회 한 관계자는 "여태까지 엘리트 선수 육성 등과 관련해 충분한 예산을 지원받아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체육회 업무 영역이나 예산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며 "현재 체육회 내부에선 줄어드는 업무와 예산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귀뜸했다.

 

"지방체육회 법인화 근거 마련할 법률 개정안 조속히 처리돼야"

이를 두고 체육계 일각에선 널뛰기 예산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담당부서 직원 1명을 증원해 그 업무를 관리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란 체육계 설명이다. 예산을 쥐고 있는 자치단체장과 재정지원을 받아야 할 민간 체육회장 간의 친소관계 등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현장의 혼란도 상상 이상이다. 시 체육 예산을 결정하는 데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시장이 체육회장에서 물러나면서 가뜩이나 축소된 체육회의 영향력이 더 축소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창원시 체육회 관계자는 "체육회 예산 문제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부터 계속 제기됐지만, 1년이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우려만 있을 뿐이다"면서 "체육회의 안정적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널뛰기 예산 때문에 육상 등 비인기종목이 침체될 수 있다는 걱정이 대두된다. 그러나 지방체육회를 법인화된 대한체육회처럼 안정적으로 재정 지원하는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지방체육회 예산 지원의 근거가 되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의안번호 21514)이 국회 계류 중인 탓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지방체육회의 재정 안정과 정치적 중립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 관계자는 “운동 경기부 설치 및 운영과 보조금 등 지원에 관한 사항을 정할 조례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며 “조례에 따라 창원시 체육진흥협의회를 설치해 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창원시 체육회는 내달 27일 문성대학교 9호관 컨벤션홀에서 체육회장 선거를 치른다. 선거인단은 200여명이다. 현재 입후보자는 김종년(62) 전 창원시체육회 부회장과 허영(58) 전 창원시체육회 상임부회장 등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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