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이 책도 안 읽고 사업 하시렵니까?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thebex@hanmail.net)
  • 승인 2019.12.0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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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전략》ㅣ알렉스 모아제드, 니콜라스 존슨 지음ㅣ이경식 옮김ㅣ세종연구원 펴냄ㅣ432쪽ㅣ1만 9000원
ⓒ세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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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만 13살 이상 인구 가운데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 무려 절반(49.4%)에 달했다. 독서량은 연령과 반비례했다. 10대가 가장 많이 읽고, 어른이 될수록 안 읽는다. 어른들은 지금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줄이려는 ‘민식이법’을 볼모 삼아 밥까지 굶어가며 싸우기 바빠 책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윗물이 흐린데 아랫물이 맑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참고로 별볼일 없던 미국의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을 가장 많이 타는 학교로 도약한 배경에는 학생들에게 강제로 책을 읽히는 시카고 플랜(The Great Books Program)이 있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양식이 메말라 허기진 마음은 거칠고 이기적일 게 분명하다. 독서는 앉아서 즐기는 여행이다. 여행에 인색한 사람은 우물 속에서 하늘을 보는 외눈박이 개구리 꼴을 면하기 어렵다. 마음이 거친 외눈박이 개구리가 많은 사회는 공동체에 대한 관용과 배려가 없다. 가난하거나 약한 사람들을 노골적으로 차별하고 혐오한다. 국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매국적 지도자들이 많다. ‘오직 출세’를 향한 어른들의 탐욕 때문에 아이들은 ‘공부감옥’에서 질식해 다시 그 어른들을 닮아간다. 어쩌다 한 가족이 견디기 힘든 빈곤에 빠지면 이들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이 부실해 깊은 바닥으로 추락하는 수가 많은데 ‘동반자살’이라는 기사 한 줄로 끝이다. 그리하여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부동의 1위 국가는 어느 나라지? 

전통적 사업모델을 잡아먹는 ‘플랫폼’이라는 혁신적 괴물이 도래했다. 플랫폼은 상호의존적인 집단들이 모두 이익을 보도록 연결시켜주는 사업이다. 불과 15년 전까지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세계 휴대폰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그 자리를 아이폰, 갤럭시, 구글이 차지했다. 전자는 휴대폰을 ‘전자제품 판매 사업’으로 인식했고, 후자는 ‘플랫폼 구축 사업’으로 인식했던 결과다.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는 고사하고 ‘배민, 직방, 다방, 당근마켓’ 같은 말이 무척 낯선 사람이 사업을 하고 있거나 시작하려 한다면 《플랫폼 기업전략 - 21세기 경제를 지배하는 독점기업》 정도는 읽어볼 것을 권한다. 나아가 《미중 플랫폼 전쟁 GAFA VS BATH》 (세종서적. 2019)까지 읽으면 금상첨화겠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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