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에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다”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2 14: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 어린이 부모와 가해자 지목된 어린이 부모는 모두 법적 대응 예고

성남 어린이집에서 불거진 성폭행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자 어린이의 부모와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 어린이의 부모 모두 현재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월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월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해 어린의 부모는 “제 딸아이는 올해로 만5세, 6살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제 딸은 성폭력 트라우마로 인해 어두운 곳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밤에는 악몽에 시달리며 ‘하지마’‘싫어’‘안 해’ 같은 잠꼬대를 연일하고 있다. 병원에서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도 받았다”다며 아동 간 성폭력사고가 났을 때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청원했다.

피해 어린이의 부모는 온라인 사이트에 “만으로 5세인 딸 아이가 지난 11월4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아동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어린이의 부모도 온라인 사이트에 글을 올려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 어린이 부모와 만나 여러 요구 사항 등을 들었고 이를 그대로 실행했음을 주장했다. 자신의 아이는 더 이상 어린이집을 나가지 않는 상황이며 사과했고 요구대로 이사도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피해 부모가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언론과 인터넷에 해당 사건을 유포하겠다고 말했음을 주장하며 "무얼 원하는 건지 궁금하다"라고 적었다.

이후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여아의 부모는 12월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최초 폭로 글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을 모두 삭제했다.

여아 부모는 삭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제게 곧 고소·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사람인지라 글을 싹 다 전부 내렸다”며 “하지만 국민의 권익을 위해 올린 것이니 다시 용기 내 글을 올리러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딸 제가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여아의 부모가 지난 11월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어 12월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제발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피해 부모는 이날 추가 글을 올려 게시물 삭제를 결심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피해 부모에게 지지 의견을 보냈던 네티즌들 사이에서 글 삭제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피해 부모는 “글을 내린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고소로 진행 시 당연히 맞고소를 할 것이고,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면 장기간 재판이 시작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아이의 반복적인 진술이 진행되고, 아이의 마음에 계속해서 상처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아이가 받을 상처와 고통이 두렵고 겁이 난다”면서도 “이 일이 어떻게 진행되든 공의를 위해, 제 딸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가해자로 지목된 부모는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른바 '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의혹' 대책을 묻는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의 질문을 받고 "사실을 확인해야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박 장관은 "아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 성폭력 그런 관점으로 보면 안 되고 발달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더 드러나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